‘남원정’의 호프집 결의

“지방선거 멋진 경선” 얘기 나눠

한때 새누리당 소장파 3인방이었던 남경필 정병국 의원과 원희룡 전 의원(남원정)이 16일 서울 강남의 한 호프집에서 만났다. 과거엔 당 개혁을 위해 손을 잡았지만 이제 어색한 처지가 됐다. 남, 정 의원은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맞붙게 됐고, 원 전 의원은 제주도에서 도지사 출사표를 냈다. 모임을 제안한 정 의원이 서울 강남의 한 곱창집에 먼저 도착해 기다렸다. 수행비서도 물리고 혼자 온 남 의원은 저녁 대신에 맥주나 한잔하자며 인근 호프집으로 정 의원의 손을 잡아끌었다. 이날 제주도에서 출마선언을 한 원 전 의원은 오후 11시경 합류했다.

남 의원보다 먼저 경선에 뛰어든 정 의원은 자신에게 경기도지사 출마를 종용했던 남 의원이 ‘당의 뜻’을 업고 출마를 선언하니 속이 편하지 않았다. 정 의원은 감정을 추스르는 데 일주일이 걸렸다고 했다.

정 의원은 “선거에 돌입해 의견이 충돌하다 보면 인간적인 관계까지 틀어지는 것 아니냐고 주변에서 우려해 ‘선을 지키되 치열하게 경쟁하자’고 말했다”고 모임에서 오간 얘기를 전했다. 이날 남 의원은 정 의원에게 “선당후사를 위해 그런 결정을 했다. 끝까지 큰길에서 같은 길을 가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 의원은 남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