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통일코리아 프로젝트 2년차/준비해야 하나 된다] 日-캐나다로 간 사람들 日탈북자 대부분 북송교포 가족… 캐나다行 탈북자 “차별없어 좋아”
아사히신문 특별취재팀이 일본에서 접촉한 탈북자들은 대부분 북송된 재일교포와 일본인 처 부부의 자식이거나 그들의 손자였다. 이들은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취업 등 탈북자를 위한 지원제도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도쿄(東京)에 살고 있는 30대 여성 탈북자는 “한국과 비교하면 일본은 마이너스다. 한국에는 정착 지원제도가 있는데 여기엔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40대 탈북 여성은 “일본 정부는 차갑다”고도 했다.
특이한 일본 정착 사례도 있다. 북한에 남편과 두 딸을 남겨둔 채 2004년 탈북해 도쿄에 거주하는 40대 여성은 “중국인 브로커에 속아 본의 아니게 이산가족이 됐고 일본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1960년대 초 북한으로 돌아간 재일교포인 아버지와 일본인 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당초 탈북할 생각이 아니었지만 탈북하면 돈을 더 뜯어낼 수 있을 것으로 여긴 브로커들 때문에 본의 아니게 중국 선양(瀋陽) 일본영사관으로 들어갔다가 결국 일본에 정착했다. 그는 아사히신문 취재진에 “중국 브로커 때문에 이산가족이 되고 말았다. 딸들을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009년 브로커에게 300만 원을 주고 한국으로 왔던 오용철(가명·42) 씨는 안정적인 직업을 얻지 못해 다른 선택을 했다. 신문 구인광고를 보고 전화를 하면 “발음이 이상하다. 조선족이냐”는 질문이 항상 날아왔다. “북한에서 왔다”고 하면 대부분 “다음에 봅시다”라며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그는 2011년 11월 캐나다로 향했다. 그는 캐나다의 기계공장에서 하루 8시간 일하고 1600캐나다달러(약 154만 원)의 월급을 번다. 세금 200달러와 집세 1000달러를 내면 월 400달러로 생활해야 하지만 북한에서보다는 벌이가 낫다.
캐나다 토론토에 살고 있는 김혜숙(가명·44·여) 씨는 현재 생활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탈북 뒤 한국에서 따라다녔던 ‘차별’이 없어서 좋다고 했다.
동아일보·아사히신문 공동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