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지 오브 울트론’ 국내촬영 및 대한민국 관광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식. 동아닷컴DB
일요일 12시간 동안 마포대교 통제
“할리우드 영화에 지원하는 건 좋아요. 그런데 한국영화였다고 해도 같았을까요?”
얼마 전 대작영화를 만든 한 영화 제작자는 반문했다.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의 후속편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의 한국 로케이션을 앞두고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 등이 대대적인 지원을 쏟는다는 소식을 접한 뒤였다.
‘어벤져스’는 2012년 개봉해 세계적으로 15억 달러(1조6000억원)의 수익을 거둔 흥행작이다. 한국에서도 700만명을 모아 흥행에 성공했다. 그 후속편에 서울 주요 지역이 담길 경우 형성될 관광·경제적 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예상은 어렵지 않다. 더욱이 제작진은 서울의 모습을 ‘첨단의학과 선진 IT기술이 집약된 도시’로 그리기로 약속했다. 영화에는 20분 동안 서울이 담긴다.
그러나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일단 로케이션 비용이다. ‘어벤져스2’가 한국 촬영 때 쓸 제작비는 약 100억원. 제작진은 영화진흥위원회가 2011년부터 시행 중인 ‘외국영상물 로케이션인센티브’ 지원에 따라 100억원 가운데 30%, 즉 30억원은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다.
문제는 ‘기회비용’이다. 서울시와 경기도 일부 주민들이 15일 동안 ‘일상’과 밀접한 교통 혼잡을 감수해야 하는 ‘손실 비용’에 대해선 누구도 계산하지 않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이번 로케를 통해 약 251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전망했다. 개봉 후 관광객 증가에 따른 소비지출 역시 연간 876억원으로 보고 있다. 어디까지나, 아직은 ‘기대치’일 뿐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