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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번호판 사를 지로… 과속 택시의 꼼수

입력 | 2014-03-20 03:00:00

카메라 찍히자 ‘없는 차량’ 나와… 변조 4년만에 경찰 추적끝 덜미




조모 씨가 모는 개인택시의 원래 번호판(왼쪽)과 조작한 번호판. 검은 테이프와 노란 페인트를 이용해 ‘사’를 ‘지’로 바꿨다. 송파경찰서 제공

개인택시기사 조모 씨(53)는 2009년 11월부터 석 달 동안 무인카메라 단속에 과속 4회, 신호위반 1회가 걸려 연이어 과태료를 물자 ‘꼼수’를 생각해냈다. 조 씨는 ‘서울 31 사 97××’인 차량 번호판 글자 ‘사’의 ‘ㅅ’자 윗부분에 검은 테이프를 붙여 ‘ㅈ’으로 바꿨다. 또 ‘ㅏ’의 ‘-’ 부분을 못으로 긁어낸 뒤 번호판 색과 똑같은 노란색 페인트를 칠해 차번호를 ‘서울 31 지 97××’로 변조했다.

조 씨는 반칙운전을 일삼다 4년 만에 덜미가 잡혔다. 지난달 21일 오전 8시 46분경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의 버스전용차로를 무단 질주하다가 송파구청 단속카메라에 찍혔다. 구청 측은 조 씨의 번호판이 전산시스템에 존재하지 않는 걸 확인하고 경찰에 ‘범죄에 쓰이는 차량일 수 있다’고 통보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조 씨를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전산시스템(TCS)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경찰 단속카메라는 차량번호 일부가 달라도 차종과 등록번호를 비교해 위반 차량을 특정할 수 있지만 구청 단속카메라는 TCS가 없어 완전한 번호를 모르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는 허점을 노렸다”고 말했다. 조 씨는 변조 번호판을 단 뒤에도 TCS 기반의 경찰 단속카메라에 15번(과속 14회, 신호위반 1회) 찍혀 과태료를 냈으나 지자체 단속카메라에는 한번도 걸리지 않았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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