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지방선거]
‘보수-진보 이분법 탈피’ 등 주장… “한나라 2중대냐” 비난에 물거품
신당 정강정책에 대부분 반영돼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하는 신당(새정치민주연합)을 보면서 복잡한 감정을 느낄 사람이 있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의 ‘정책 멘토’로 불리는 김효석 공동위원장(사진) 얘기다.
그는 2009년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장 시절 ‘수권정당’을 목표로 ‘중도 강화’에 주안점을 둔 ‘뉴민주당 플랜’을 발표했지만 ‘한나라당 2중대’란 거센 비판에 부닥쳤다. 하지만 현재 신당의 창당발기취지문이나 골격을 갖춘 정강 정책은 대부분 뉴민주당 플랜에서 본 듯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뉴민주당 플랜의 ‘보수와 진보의 낡은 이분법은 지양한다’는 내용은 ‘성찰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의 결합’으로 거듭났다. 또 ‘일자리 중심의 성장’ ‘성장과 분배의 동시 달성’은 ‘포용적 성장’이란 용어로 다듬어졌다. 특히 뉴민주당 플랜에는 ‘산업화 세력을 포용하고 민주화 세력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 안 위원장이 “산업화 세력도, 민주화 세력도 모두 존중의 대상”이라고 강조해온 것과 맥이 닿아있다.
김 위원장은 19일 기자와 만나 “민주당 내부에서 그토록 공격받던 담론이 신당의 정강 정책에 반영돼 가는 것을 보면서 한마디로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9년 뉴민주당 플랜이 거부됐을 때 민주당은 모든 사안을 이념이 좌우했다”면서 “당시 정식으로 채택됐다면 정치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2012년 대선 때 드넓은 중원과 중도층을 공략하기 쉬웠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의 두 정신적 지주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지만 요 근래 몇 년 동안 민주당에서는 ‘상인적 현실 감각’으로 압축되는 김대중 정신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신은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끊임없는 도전으로 압축된다”며 “이념 매몰이나 이념 과잉은 노무현 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승택 기자 hst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