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지방선거] 與 서울시장 경선 전략싸움 가열
초반전이지만 여론에서 앞서는 정몽준 의원과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마음) 논란으로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한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연일 신경전을 펼치며 열전 양상을 주도하고 있다. 만만치 않은 당원 지지를 앞세운 이혜훈 최고위원도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 개발 공약으로 이슈 선점한 정몽준
이어 정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용답동 한국청년회의소(한국JC)에서 열린 창립 62주년 기념식 참석 후 기자들에게 “청와대가 잘못해서라고 하기보다는 당이 평상시 역할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그런(박심) 표현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 측은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 재추진 등으로 선거 어젠다를 선점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역동적이고 활력 있는 경제 시장’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성공했다는 주장. 정 의원 측은 “유권자들이 민주당 박원순 시장 재임 동안 멈춰버린 서울시를 발전시킬 수 있는 후보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선 초반 레이스에서 기선을 제압했다는 것이 정 의원 측 판단이기도 하다.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방식도 권역별 순회투표가 아닌 ‘원샷’ 투표로 결정이 되면서 희색을 보이고 있다.
○ 박심 논란으로 인지도 높인 김황식
이에 앞서 18일 “김 실장과 이런저런 문제를 상의했다”고 말해 박심 논란을 촉발시킨 뒤의 발언인지라 “정치인 다 됐네”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 전 총리의 박심 발언은 내용의 적정성을 떠나 후보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많다. 박심이 김 전 총리에게 있다는 점을 기정사실화한 효과도 얻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갑작스럽게 기자들과의 햄버거 미팅도 잡았다. 그것도 오전 9시에 기자들에게 통보한 사실상의 ‘번개 만남’ 성격이었다. 후보의 일정은 전날 저녁에 기자들에게 공지하는 것이 관례다. 김 전 총리는 30분 남짓 진행된 이 자리에서 “근거가 없는 박심 논란이다. 출마를 제가 타진했거나 그분이 제게 권유한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정권에 누구에게 예속되면서 일해본 적이 없다. 누구맨도 누구 사람도 아닌 대한민국 사람”이라고 했다.
○ TV토론 경쟁력 자신하는 이혜훈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이 최고위원은 정책을 충분히 알릴 수 있는 순회경선을 실시하고 토론회도 더 많이 열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중앙당이 ‘원샷 경선’으로 후보를 뽑기로 결정하면서 다소 실망하는 기색이다.
고성호 sungho@donga.com·손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