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2번 못쓰면 與에 다 내줄것”… 이부영-정동영 등 잇단 문제제기 野통합 최대명분 백지화될 수도
민주당 내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백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6·4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 현장에서 “통합신당이 무공천을 하면 정당공천을 하는 새누리당에 다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야권 통합의 최대 명분이었다. 무공천 백지화 논의가 확산될 경우 신당 창당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민주당 이부영 상임고문은 18일 페이스북에 “‘기초선거 무공천’이란 대의명분에 집착하기보다 대국(大局)을 봐야 한다”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고문은 “전국의 지방선거판은 아수라장”이라며 “대선 공약을 파기한 새누리당은 유리하게 전개되는 선거 판세에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반면에 2번 기호가 사라지게 된 우리 측은 난립하는 무소속 후보들 속에서 망연자실하고 있다”고 무공천 백지화를 촉구했다.
신당의 정치개혁안을 논의하는 새정치비전위원회는 기초선거 무공천을 재검토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승헌 새정치비전위원장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기초선거 공천 폐지 문제를 국민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무공천 재검토’란 분석이 잇따르자 보도자료를 내고 “일반론을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신당추진단 회의에서도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기초선거에서 ‘기호 2번’이 사라지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패(全敗)도 각오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