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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빚더미 오투리조트, 선거 최대쟁점으로

입력 | 2014-03-21 03:00:00

[6·4 지방선거 판세]⑮ 태백시장




강원 태백시는 인구가 5만 명도 안 되는 미니 시(市)다. 강원도내 7개 시 가운데서는 물론이고, 군 지역인 홍천군보다 인구가 적다. 그러나 지방선거 때면 어느 곳보다 열기가 뜨겁다. 탄광지역이라는 지역 특성에다 후보들은 학연과 지연 등으로 얽혀 있다. 이번 6·4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는 5명으로 압축됐다.

재선에 도전하는 김연식 시장을 비롯해 김동욱 대한석탄공사 노조위원장, 김진만 전 태백부시장, 김호규 새누리당 강원도당 부위원장, 최종연 황지중고교 총동문회장이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3명, 민주당 2명으로 결국 본선에서는 여야 맞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태백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은 빚더미 위에 올라 있는 오투리조트 문제다. 전기요금을 못내 단전 위기를 겪을 정도로 회생불능 상태에 빠진 오투리조트는 3400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이 가운데 1460억 원에 대해 태백시가 지급보증을 한 터라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파산제를 검토하는 시점에서 오투리조트는 발 등의 불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김 시장은 다른 후보들로부터 4년 동안 개선되지 않은 오투리조트 문제에 대해 집중 공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시장 측은 전임 시장이 벌여놓은 문제성 사업을 떠안아 이만큼이라도 지탱한 것을 성과로 꼽을 수 있지만 다른 후보들은 이만한 공격의 빌미를 찾기 힘들다.

태백시장 선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는 ‘박빙의 승부사’로 꼽히는 김 시장이 이번에는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다. 김 시장은 2010년 시장 선거에서 개표 마지막까지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벌이다 2위 후보에게 452표차의 진땀승을 거뒀다.

김 시장과 당내 경선을 벌일 김 전 부시장과 김 부위원장은 최근 지역 곳곳을 다니며 얼굴을 알리고 있다. 김 전 부시장은 33년간의 공직 경험을 내세우며 ‘모든 면에서 침체돼 있는 태백에 활력을 불어넣을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출마의 변을 통해 “태백은 변화와 개혁에 실패했다. 태백을 구할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지도자를 원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인 최 동문회장과 김 노조위원장은 18, 19일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선언했다. 두 후보 모두 김 시장을 향한 날선 공격으로 포문을 열었다. 최 동문회장은 “태백시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구차한 변명을 듣기보다 책임을 확실히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노조위원장은 “태백시가 파산 위기까지 오는 동안 우리 리더는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도탄에 빠진 태백시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