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진 세계자원 전쟁 에너지 富國은 늘 인기… 나라별 구애 방법도 다양 英, 중동에 금융기술 전수… 中, 阿에 도로-병원 등 선물 안정적 자원확보 한발 앞서’
스코틀랜드 영토에 속한 북해 유전의 원유 시추 현장. 우리투자증권 제공
신이 내린 석유와 가스전이라는 축복을 받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바로 그 축복을 무기로 세계 금융시장을 ‘들었다 놓았다’ 하고 있다. 영토 분쟁으로 석유와 가스전을 가진 러시아와 공급 거점인 우크라이나가 등을 돌리자 유럽 각국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
독일증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연초 대비 4.5% 이상 하락한 상태다.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석유, 가스의 40%가 우크라이나를 거쳐 독일로 공급되니 그럴 만도 하다. 세계 최대의 가스 개발·공급 회사인 러시아 가즈프롬의 런던시장 주가는 2월 말 대비 현재 30% 이상 하락했다. 이 회사는 소치 겨울올림픽의 최대 후원사이기도 했다.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1971년까지 영국의 속국이었던 아랍에미리트(UAE)에는 약 10만 명의 영국인이 진출해 주요 산업, 금융의 핵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두바이는 그동안 ‘오일머니’로 축적된 부를 활용해 중동의 금융 중심지로 다시 태어나고자 하는 도시다. 이를 가장 활발하게 돕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금융 강국인 영국인들이다.
맨해튼의 빌딩 숲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두바이 금융가. 그 안에 있는 중동 지역에서 가장 큰 은행(Emirates NBD),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초우량 은행(National Bank of Abu Dhabi)의 행장은 모두 영국인이다. 두바이가 2020년 세계 엑스포를 진행하기까지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이 큰 힘을 실어주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영국 열도 안의 ‘에너지전쟁’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스코틀랜드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는 안에 대해 올 9월 투표를 한다. 영국 인구의 8.3%를 차지하는 스코틀랜드인의 1인당 국민소득은 영국 평균치와 엇비슷하다. 그런데 스코틀랜드 영토인 북해 유전에서 영국 정부가 해마다 거둬들이는 65억 파운드(약 12조 원)는 이 계산에서 빠져 있다. 유전에서 나오는 수입을 스코틀랜드가 독차지할 수 있다면 1인당 국민소득은 영국을 앞지르게 된다. 45만 명에 달하는 북해 유전 고용자에게서 나오는 소득세, 소비지출 또한 고스란히 스코틀랜드의 몫이 될 수도 있다. 에너지자원이라는 요소가 300년을 이어온 영국-스코틀랜드라는 가족관계에서 이혼이라는 단어까지 떠올리게 만든 것이다.
최요순 우리투자증권 런던현지법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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