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철저하게 전쟁을 반성하고 끈질기게 전범을 추적한 덕분에 정상국가 지위를 되찾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일원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9개국에 독일 군대를 보내 당당하게 평화유지활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2월에는 전쟁 상대였던 프랑스와 손잡고 아프리카 말리의 내전을 종식하기 위해 5000여 명으로 구성된 합동여단을 보냈다. 주변국들은 독일이 국제 평화를 위해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판이다.
▷일본은 다르다. 한국의 사죄 요구에 “지긋지긋하다. 이제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독일만큼 제대로 된 사죄를 해본 적이 없으면서도, 아베 신조 총리는 한국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발언을 많이도 했다. 일본이 정상국가가 되려면 먼저 전쟁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독일은 가르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아베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도 유럽 주요 언론은 “어리석은 행위”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과 일본 지도자가 유럽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는 물어볼 필요도 없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