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주가격차 심화
中 2분기 각종 경기부양책 기대감
日 내수침체-무역수지 악화 딜레마… 글로벌 투자자들 잇달아 발 빼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1일 2,047.62로 마감돼 지난해 말 대비 3.2% 하락했다. 반면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20일 14,224.23엔으로 마감돼 12.7%나 급락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부실기업들이 연쇄 부도를 내고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지만 주가는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반면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추진하는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떨어지면서 주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업계는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7.5%를 달성하기 위해 조만간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의 환율이 작년 말보다 2.6% 상승(위안화 가치는 하락)했지만 중국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것도 금융시장을 교란시키는 ‘핫머니’를 차단하고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상황이 좋지 않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대비 2.7% 하락(엔화 가치는 상승)해 엔화 약세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높이려는 ‘아베노믹스’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쓸 수 있는 경기부양 카드가 더는 없다는 것도 문제다. 최근 블룸버그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기업의 올해 임금 인상률 전망치는 1%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본 근로자들 중 40%는 ‘올해 임금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임금 하락으로 소비가 줄고 내수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정부는 아베노믹스를 중단할 수도, 지속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 상태”라며 “엔화 약세 정책을 지속할 경우 원전을 대신할 발전소를 가동하는 데 드는 에너지원료의 수입가격이 올라 무역수지 적자가 가중되고, 엔화 강세를 방치하면 수출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는 구조적 문제점에서 상당 기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