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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영어교육도시가 제주경제 효자네”

입력 | 2014-03-24 03:00:00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대한 기반공사가 마무리된 후 점차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왼쪽으로 국제학교가 들어선 가운데 길 건너편에 아파트단지, 개인주택 등이 속속 건축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굴착기로 바위를 부수는 소리가 요란하고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공사 현장을 오갔다. 군데군데 저마다 특색을 갖춘 단독주택이 자리 잡았고 대단위 아파트 건설로 인부들이 북적거렸다. 국제학교 학생들은 외국인 교사의 지도 아래 종종걸음을 치며 교실을 이동했다.

21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영어교육도시의 풍경이다. 국책사업인 영어교육도시가 차츰 골격을 갖춰가는 가운데 경제적 파급효과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굴착기, 덤프트럭이 대부분 지역에서 공급됐다. 2009년 공사를 시작한 이후 지난달까지 대정읍 지역에서 장비가 동원된 횟수는 굴착기 2만여 회, 덤프트럭 1만여 회에 이른다. 기반 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되자마자 주택 건설이 이어지면서 건설경기가 활기를 띠고 있다. 영어교육도시에 각종 편의시설이 속속 생겨나고 있으며 인근 지역 마을에는 새로운 음식점이 개업하고, 땅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 부동산 경기 견인차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2월 제주도의 3.3m²당 평균 분양가는 790만 원으로, 753만2000원을 기록한 세종시보다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간 제주도 아파트 분양가는 18.0% 상승했다. 전국 평균 3.0%를 크게 상회한다. 제주도의 분양가 상승은 영어교육도시가 견인했다. 해외 유학을 보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맹모(孟母)’들의 관심이 높다. 부동산 거래 관계자는 “자녀의 영어교육을 위해 육지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영어교육도시의 공동주택이 모자라 일부 아파트는 약 4000만 원의 웃돈이 붙었다”고 말했다.

현재 영어교육도시에는 캐논스빌리지 180가구가 입주를 완료했고 라온프라이빗에듀 420가구, 삼정G에듀 701가구 등의 건축 공사가 한창이다. 공공시설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국내 영어교사 등의 연수시설로 쓰일 예정인 영어교육센터가 올해 개관 예정이고 119센터도 들어선다. 영어교육도시와 인접한 곶자왈(용암이 흐른 암괴지대에 형성된 자연림)도립공원의 산책 코스는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최고의 자연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 외화 절감에 기여

영어교육도시는 한국공립국제학교(KIS제주)와 캐나다 여자사립학교 브랭섬 홀 아시아(BHA), 영국 사학 노스런던컬리지어트스쿨(NLCS) 제주 등 국제학교 3곳이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 현재 학생 수는 1698명으로 기숙사나 아파트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미국 사립학교인 세인트존스베리 아카데미 제주(JSA)는 2016년 개교 예정으로 건축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영어교육도시는 7개 학교에 학생 9000여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379만 m² 면적의 영어교육도시 전체 사업비는 부지 조성비 2986억 원, 교육 및 공공시설 건설 9673억 원, 교육문화예술단지 조성 5147억 원 등 1조7806억 원에 이른다. 영어교육도시가 제 모습을 갖춘 후 2만여 명이 거주하면 경제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업을 맡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영어교육도시 조성으로 학생 9000명의 유학에 따른 연간 2900억 원 규모의 외화 유출을 줄이고 ‘기러기 아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JDC 김한욱 이사장은 “영어교육도시 NLCS 제주의 첫 졸업생 전원이 해외 명문대에 합격하는 성과를 이뤘다”며 “지역과 소통하는 도시의 면모를 갖추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