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병들 지상 대신 함정근무 자원
천안함 폭침 4주기(26일)를 앞두고 19일 서해 북방한계선 남쪽 80km 떨어진 해상에서 열린 해상기동훈련 중 성남함에 배치된 3·26 기관총이 불을 뿜고 있다. 성남함=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19일 오후 1시 53분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남쪽으로 80여 km 떨어진 해상. 천안함 ‘46용사’의 얼이 서린 ‘3·26’ 기관총이 위협적인 굉음과 함께 불을 뿜었다. 천안함과 같은 초계함(연안 해상에서 경비임무를 수행하는 군함)인 성남함(1200t급)의 3·26 기관총은 해상 표적을 향해 6∼7초 만에 60발을 발사했다.
천암함 폭침 4주기(26일)를 앞두고 진행된 이날 해상기동훈련에서 3·26 기관총 사수를 맡은 서형호 하사(24)의 눈빛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서 하사는 “3·26 기관총을 보면서 적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반드시 응징한다는 각오를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성남함은 기동전단의 핵심 전력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 등 8척의 군함과 함께 낮 12시 45분부터 해상사격훈련을 진행했다. 2함대는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매달 이런 훈련을 실시한다.
“총원 전투배치!”
변원건 함장(중령)의 명령에 승조원 110여 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성남함 승조원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변 함장은 “군 복무 기간(23개월) 중 6개월 함정 근무를 마치면 지상근무로 돌아갈 수 있는데도 성남함 40여 명의 일반 수병 중 3분의 2 이상이 계속 함정에 남겠다고 자원했다”고 말했다. 해군은 함정근무를 계속하는 이런 수병들에게 지난해부터 ‘서해수호자’라는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때 전사한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씨가 아들의 사망보험금 1억 원과 성금 898여만 원을 기증해 탄생했다. 기관총의 몸통 왼편에는 천안함 폭침일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3·26 기관총’이란 글자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성남함=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