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용 한국상장사협의회 회장
요즘 대통령까지 나서서 일자리 창출에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이곳 사정은 나아진 게 없다. 젊은 인력이 유입돼야 회사를 키우고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갈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규제 철폐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으니 일단 지켜보겠지만 핵심은 놔둔 채 변죽만 울린다면 실망이 클 것이다. 실제 중소·중견기업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펴 줬으면 좋겠다.
정말 시급한 문제는 구인난이다. 정부에서도 일찍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단지 인근에 대학을 여럿 세웠다. 대부분 설립 취지대로 기업에 많은 도움이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이 대학들은 인력 공급 파이프라인 역할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줘 중소기업에는 구세주 같은 존재다.
현재 우리 회사에도 이 대학 출신 3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시화·반월산업단지에 있는 기업에만 이 대학 출신 수백 명이 다닌다. 이들은 재학 중에 단지 내 기업에서 현장 경험과 실전기술을 익혀 취업 후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을 만큼 재교육이 필요 없어 기업들도 이 대학 출신을 선호한다. 이처럼 지방 중소기업 육성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정부가 세운 대학들 덕분에 그나마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을 덜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이런 대학들이 정부 지원이 없어 등록금 의존 비율이 높아지면서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국가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는 중소·중견기업을 지근거리에서 돕고, 우수한 졸업생을 배출해 인력난을 덜어주는 이런 특성화 대학에 대해서는 정부가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거나 운영비를 지원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중소·중견기업 육성은 말보다는 실제 기업에 직접 도움이 되는 형태로 진행하는 게 현실적일 것이다.
정구용 한국상장사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