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신고 이틀새 8만여건 폭주… 대리기사협회 “손배訴 준비” 기간망 사고 대응 매뉴얼 마련해야
20일 발생한 SK텔레콤 통신 장애에 대한 고객 반발이 구체화되고 있다. 피해신고가 쏟아지고 보상액수가 적다면서 집단 소송 움직임도 있다. 초기 대응에 미숙했다면서 통신사와 함께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SK텔레콤은 21일 오후 2시부터 SK텔레콤이 운영에 들어간 전담 피해고객 콜센터에 23일 현재 운영 이틀 만에 8만 건이 넘는 피해신고가 접수됐다고 전했다.
앞서 SK텔레콤은 21일 가입자 전체 및 통신장애를 직접 겪은 560만 고객에 대해 사과하고 보상을 약속했다. 또 23일에는 자사의 망을 임차해 쓰는 8개 알뜰폰 사업자의 가입자 120만 명에 대해서도 자사 가입자와 똑같이 보상하겠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위급 상황이었거나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이 있었던 사람 등 일반인 중에서도 ‘큰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며 “불만을 접수해 집단 대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영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전국대리기사협회 측은 “업무 마비로 인한 손해 배상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기자회견 및 1인 시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이동통신업계 부동의 1위인 SK텔레콤의 브랜드 이미지도 크게 훼손됐다. 인터넷에는 SK텔레콤의 ‘잘 생겼다’ 광고 카피를 ‘못 생겼다’로 패러디한 게시물이 줄을 잇고 있다. SK텔레콤은 여론을 의식해 주말 동안 이 광고를 중단했다.
통신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을 기간망 위기 시 대응력 취약이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사고 당일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장애 발생 30분도 되지 않아 사고 관련 단어들이 상위권에 올랐지만 미래창조과학부의 일부 관계자들은 그때까지도 장애 발생 사실을 알지 못했다. SK텔레콤도 사고 발생 5시간이 지나고서야 입장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10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전화 불통을 겪으며 이유도 모른 채 직간접적으로 불안에 떠는 동안 누구도 즉각적인 원인 설명과 같은 대국민 공지를 하지 않았다”며 “전력망 등 다른 망을 포함해 기간망에 대형 문제가 발생할 때에 대비한 국민과의 소통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