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에게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50대 이상의 중년 남성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대한민국 발전사의 살아있는 증인이다. 이 역사의 증인들은 오직 앞만 바라보고 달려오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결승점에 도달했거나 결승점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신세가 되었다.
그동안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온 몸을 불태웠던 직장을 그만 둔다는 것은 인생에서 겪는 중요한 상실 중 하나다. 이 때 중년 남성들은 상실의 공백을 급히 메우고자 섣부른 투자나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하기도 한다.
상실은 인생을 자기 주도적으로 다시 출발하기 위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희망의 시기다. 고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자신의 타고난 두뇌 특성을 아는 게 유익하다.
자신의 타고난 두뇌 우성과 반대되는 일을 하면 전기저항이 100배나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거꾸로 말하면 타고난 두뇌 우성에 맞는 일을 할 때엔 전기저항이 별로 없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이 들지 않는다. 열정과 몰입, 존재감과 행복감도 높아진다. 사람의 두뇌는 좌측전뇌(목표 지향적), 우측전뇌(창조 지향적), 좌측후뇌(원칙 지향적), 우측후뇌(화합 지향적)의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당신은 어떤가.
중년 남성들이여, 이제부터라도 ‘뇌 팔자’대로 살아보자. 가족과 남을 위해 살았다면, 이젠 자신의 몸과 마음에 봉사하면서 살아보자.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마리 퀴리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반드시 한 가지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어떤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그것을 찾아야 한다.”
박형배 HB브레인연구소장·신경정신과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