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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주 기자의 투자 X파일]저수익률 시대가 만든 펀드업계 풍경

입력 | 2014-03-25 03:00:00


경제부·이원주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는 3일 미국 셰일가스 관련 인프라산업에 투자하는 ‘미국 마스터합자회사(MLP) 특별자산 펀드’를 내놨습니다. 설정된 지 20일도 채 안 됐지만 21일 현재까지 45억 원가량의 투자 자금을 모았습니다. 역시 셰일가스 인프라 산업에 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하는 한화자산운용의 ‘한화 에너지인프라 MLP 특별자산 펀드’도 올해 1월 20일 설정된 이후 지금까지 57억 원이 몰렸습니다. 이 펀드는 설정 이후 수익률도 5.6%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셰일가스 인프라산업 투자가 주목받게 된 이유는 뭘까요. ‘에너지 혁명’으로 불리는 셰일가스 산업이 미국에서 큰 발전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다 어디에 투자해도 수익을 얻기가 힘들어진 금융투자시장의 최근 환경도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김지훈 한국투자신탁운용 자원운용팀장은 “미국에서 2000년대 초부터 셰일가스 투자가 시작됐고 지금까지 연 6∼8%의 수익률을 꾸준히 냈다”며 “하지만 당시 한국에서는 주식에만 투자해도 연 10% 이상의 수익을 쉽게 낼 수 있었기 때문에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자본시장 투자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생긴 변화는 또 있습니다. 바로 해외 롱숏펀드가 급증한 겁니다. 올해 들어 신한BNP파리바, KB자산운용 등 곳곳에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로 투자 범위를 확대한 롱숏펀드를 내놨습니다.

롱숏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가 뭘까요.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하는 롱숏펀드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다 보니 공매도(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파는 투자기법) 수요가 크게 늘어 빌릴 주식을 구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생겼다”며 “이 때문에 자연스레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체 주식거래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0.93%에서 최근에는 5.08%까지 늘었습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지난 주말까지 3.7% 하락했습니다. 국내주식형 펀드의 지난 한 해 수익률도 1.2%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건 중요합니다. 증권업계가 사는 길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자산을 증식시키는 주요한 수단이 생긴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업계와 국민이 모두 행복할까요.

경제부·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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