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렬-황동일(오른쪽). 사진제공|전북 현대·발리볼코리아 닷컴
■ 부활 꿈꾸는 축구·배구 창간둥이 이승렬·황동일
스포츠동아가 창간되던 2008년 당시 프로축구와 프로배구에서 두각을 나타낸 신인 선수들은 무얼하고 있을까. 신인왕 출신 프로 7년차의 프로축구 이승렬(25·전북)과 프로배구 황동일(28·삼성화재)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불철주야 뛰고 또 뛴다. 깊은 부진과 방황에 오랜 시간 길을 잃기도 했지만 다시 초심을 떠올린다. 부활을 다짐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프로축구 전북 이승렬
FC서울서 첫 해 31경기 5골 1도움 ‘신인상’
2012년부터 감바 오사카·울산·성남 등 전전
재활공장장 최강희 감독 밑에서 새도약 꿈꿔
경기대 시절부터 유명…LIG손보서 신인왕
2011년 대한항공 이적했지만 한선수에 밀려
다시 한번 세터 도전…상무 포기 부활 의지
● 종착역에서 만난 재활공장장
이승렬은 파란만장한 6년을 보냈다. 첫 3년은 승승장구했다. 2008년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31경기 5골1도움으로 생애 단 한번 주어지는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세뇰 귀네슈 감독의 신뢰 아래 가파르게 성장했다. 톡톡 튀는 성격은 그라운드에서 더욱 빛났다. 날렵한 움직임과 저돌적인 돌파가 인상적이었다. 2010년 10골6도움으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그해 남아공월드컵에 승선하며 ‘될 성 부른 떡잎’으로 불렸다.
너무 일찍 스타덤에 올라서일까. 2011년부터 조금씩 자리를 잃었다. 2012년 감바 오사카(일본)로 이적했지만 최악수가 된다. 자신을 영입한 와그너 로페즈 감독이 시즌 초반 경질 되며 버팀목을 잃었다. 울산과 성남을 떠돌았다. 그는 “축구에 적극적이지 못했다”고 되뇌였다. 정신력이 문제였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좋은 자질을 갖고 있는데 많이 여리다. 근성이나 투쟁심이 약해보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수비력도 지적받았다. 수비에 신경 쓰면서 장점이던 공격력마저 떨어졌다.
올 초 전북으로 이적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마음 편히 끌어올려보자고 말씀하셨다. 적극적인 자세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성적에 따라 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고 이를 악물었다. 최전방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할 전망. 재활공장장으로 유명한 최 감독은 “환경을 만들겠지만 결국 본인에게 달려 있다. 같이 노력 하겠다”고 웃었다.
황동일은 경기대 시절부터 특급 유망주였다. 문성민(현대캐피탈), 신영석(우리카드)과 함께 트로이카를 이뤘다. 2008∼2009시즌 드림식스에 입단했으나 곧바로 LIG손해보험으로 트레이드 됐다. 주전 세터를 꿰차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단 1년이었다. 깊은 부진에 빠지며 백업세터로 밀렸다. 2011년 대한항공으로 옮기면서 재기를 다짐했다.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의 벽을 넘지 못했다. 교체 투입돼서도 실수가 잦았다. 오히려 장신(194cm)을 이용한 ‘원 포인트 블로커’로 뛰었다. 2013∼2014시즌을 앞두고 기회가 왔다. 한선수가 군 입대했다. 시즌 초반 주전 세터로 낙점 받았다. 하지만 김종민 감독의 성에 차지 않았다. 백광언과 신인 조재영에게 밀려 결국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다. 특히 강민웅과 류윤식의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기 위한 자투리나 다름없었다. 7년 동안 맞은 4번째 팀이었다.
세터로서 요구되는 헌신과 거리가 멀었다. 세터를 맡으면서도 2단 공격과 블로킹 등에 치중했다. 나서길 좋아하는 성격이라 세터의 옷과는 맞지 않았다. 잡생각이 많아 집중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드러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곧장 면담을 가졌다. 군 입대와 포지션 변경 등을 논의했다. 상무에 갈 마지막 기회. 그러나 황동일은 상무행을 포기하고 신 감독 밑에서 세터수업을 받기로 했다. 군을 가야하는 상황이면서도 부활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신 감독은 세터에서 센터로 전향한 신선호의 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한차례 세터를 만드는데 실패하면서 노하우를 터득했다. 9월까지 함께 하면서 세터의 가능성을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기본기부터 다시 가르치고 있다. 어깨의 힘을 빼기 위해 낮은 토스부터 시작했다. 황동일은 “많은 훈련을 통해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