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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우크라 공군기지서… 러에 함락前 ‘눈물의 결혼’

입력 | 2014-03-25 03:00:00


친(親)러시아 무장세력이 크림 반도 남서부에 있는 우크라이나 벨베크 공군기지를 포위한 가운데 최후까지 기지를 지키던 우크라이나 남녀 군인이 22일 ‘눈물의 결혼식’을 올렸다.

우크라이나 공군 통신장교 이반 베네라와 간호장교 갈리나 볼로샨치크는 세바스토폴 인근 벨베크 공군기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들은 기지를 포위한 친러 무장병력이 “떠나라”고 최후통첩을 한 뒤에도 기지를 지키고 있었다.

주례를 맡은 벨베크 기지 사령관 율리 맘추르 대령은 이들이 예물과 꽃다발을 교환하자 “전 세계가 이곳을 지켜보고 있음을 항상 기억하라”고 말했다. 신부는 꽃을 받으며 눈물을 훔쳤고 부부는 손을 잡고 기지 영내를 행진했다. 동료 부대원들은 샴페인으로 건배하고 춤을 추며 결혼을 축하했다.

하지만 축하 분위기는 이내 혼란에 파묻혔다. 러시아제 장갑차를 앞세운 무장병력이 곧바로 정문을 밀고 들어와 폭발물을 터뜨리고 총격을 가한 끝에 기지를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2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총상을 입었고 맘추르 대령은 체포됐다. 곳곳에서 우크라이나 기지가 점거되자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임시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위원회에서 우리 군의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의 군 철수 명령은 이번 사태가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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