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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취업자 증가폭 12년만에 최대… 창조고용 봄바람”

입력 | 2014-03-25 03:00:00

[창조한국 프로젝트]
[창조경제, 장관에게 길을 묻다]<4>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대담=하종대 부국장·이광표 정책사회부장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은 21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동아일보·채널A와 가진 인터뷰에서 “제대로 쉬지 않으면 새로운 생각과 창의성이 나오기 어렵다”며 “쉬는 것은 결국 재창조”라고 말했다. 오른쪽부터 이광표 동아일보 정책사회부장, 하종대 부국장.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신(新)고용시스템을 구축하고 창조적 인재를 양성해야 창조경제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21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동아일보·채널A와 가진 인터뷰에서 “창조적 인재를 양성하는 데 정책적인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채널A는 방 장관과의 대담을 25일 오전 8시부터 20분간 ‘창조 경제, 장관에게 길을 묻다’라는 제목으로 방송한다.

―고용노동 분야에 있어서 창조경제란 무엇입니까.

“창조경제란 낡은 제도와 관습을 창조적으로 파괴하는 것입니다. 과거의 개발 경제 패러다임과 양적 위주 성장은 일자리 창출을 더디게 만듭니다.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산업분야에서 새 일자리를 만드는 신고용시스템을 열어 가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정보기술(IT), 문화산업 등 기존 산업을 융합한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이 대표적이죠. 창조경제는 창조적 인재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고용노동부는 전문성과 기술, 창의성을 갖춘 인재들을 양성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제도를 개혁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고용부에서는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까.

“지금 우리는 학벌이나 학력에 의존해서 인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고용부는 능력 중심 사회를 만들기 위해 스펙을 초월한 채용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지난해부터 ‘스펙초월 멘토 스쿨’을 통해 기존 스펙으로는 취업이 어려운 청년들이 취업에 성공한 사례들을 다수 발굴하고 있습니다. 직업훈련시스템도 학벌과 학력으로 대표됐던 전문성과 생산성의 개념을 새로 정립하고 실질적인 전문성과 기술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동아일보와 고용부는 일·가정 양립 캠페인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창조경제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창조경제는 창의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무조건 오래 일한다고 창의성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일·가정 양립 캠페인은 같은 일을 하더라도 짧은 시간에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일을 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겁니다. 제대로 쉬지 않으면 새로운 생각과 창의성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창조적으로 일하면서 일자리도 나누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쉼’은 결국 ‘재창조(recreation)’입니다. 잘 쉬어야 창의성도 개발됩니다.

―고용노동 분야에서는 어떤 규제를 개선해야 합니까.

“사실 고용노동 분야 규제는 근로자 보호와 안전, 국제표준 등의 (필수적인) 규제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관행에 따른 (불필요한) 규제가 있습니다. 특히 규제 개선 끝장토론은 참여자들의 결단력과 집중력을 느낄 수 있어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규제 개혁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돼야 하는 것입니다. 정부와 공무원의 마인드가 얼마나 바뀌느냐가 중요합니다. 고용부도 숨어 있는 규제들까지 찾아내 개선하고 봄에 대청소하듯 정책과 제도를 재정비할 계획입니다.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방침에 반대하는 노동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데요.

“공공기관 노사가 불합리한 부분을 자율적으로 개선한다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다만 노사 모두 이제는 공공기관 정상화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자 국민적 요청이란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럴 때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면 국가 경제에도 이익이 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좋은 일자리도 많이 생길 수 있게 돼 노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12년 만에 80만 명을 넘는 등 고용지표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만5000여 명이 늘었습니다. 지난 몇 달간 ‘고용 훈풍’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지표가 좋아지고 있는 것이죠. 경기 회복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경력 단절 여성이나 중장년층 등 기존의 비경제활동 인구들이 고용시장에 대거 유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고용시장으로 나오면 실업률이 일시적으로 올라가기도 하지만 노동시장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입니다. 지난해 통과된 정년연장법과 임금피크제,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 등도 가시적인 효과를 내는 것 같습니다.”

―정부가 고용률 70%라는 숫자에 집착해 질 낮은 일자리만 만든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70%라는 정책 목표도 중요하지만 과정에도 충실하겠습니다. 유연근로제, 일·가정 양립 캠페인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하면 고용률은 충분히 올라갈 수 있습니다. 또 질 낮은 일자리 역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취약계층의 사회보험 강화 등으로 밑에서는 보호하고 위에서는 끌어올리겠습니다.”

―정부의 통상임금 지침이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은 노사 양측을 고려한 합리적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지침은 관련법이 만들어지기 전 현장에서 노사가 자율적으로 통상임금 문제를 조정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노사가 통상임금에 대한 기대감이 다르기 때문에 정부 지침이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 지침이 비합리적이고 비생산적인 임금체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꿔나갈 촉발제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근로시간 단축 문제도 노사 간 타협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근로시간 단축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고, 노사도 이견이 거의 없습니다. 다만 중소기업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1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국회 논의에 충실히 참여하면서 노사를 설득해 나가겠습니다. 가능한 한 4월 국회에서는 입법이 되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겠습니다.”

―앞으로 계획과 정책 방향이 궁금합니다.

“작년에는 여러 계층의 의견을 모아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데 집중했고, 그런 정책들 때문에 고용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현장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정책들을 추진할 시점입니다. 특히 노사가 서로 협력하는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청년 일자리 대책에 집중하겠습니다.”

정리=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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