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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옛 작곡가들에게 e메일 주소가 있다면…

입력 | 2014-03-25 03:00:00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벗들과 수다를 떨던 중 “훌륭한 음악작품을 들을 때면 옛 작곡가에게 e메일을 보내 어떻게 쓴 건지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주소로 보내게?”라는 질문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몇 분의 가상 주소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주소가 아니니 메일은 보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먼저 헨델은 handel@royal.gov.uk로 해보았습니다. 그는 영국 왕 조지 1세의 신하였습니다. 하이든은 작곡가이자 공연기획자였던 페터 잘로몬을 통해 런던에서 활동했으므로 papahaydn@salomon.com으로 했습니다. ‘파파 하이든’은 자애로운 성격이었던 그의 별명입니다.

고전주의 이전의 거의 모든 음악가가 왕실 또는 귀족의 신하였거나 후원자의 도움을 받았지만 모차르트는 드물게 ‘독립 음악가’로서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했습니다. 그에겐 과감히 mozart@mozart.com이란 e메일을 붙여보았습니다.

생상스는 saintsaens@societe_nationale_musique.or.fr입니다. 그는 프랑스의 고유한 음악문화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국민음악협회(Soci´et´e Nationale de Musique)를 창립했습니다. 이탈리아의 오페라 거장인 베르디와 푸치니는 두 세대 가까이 차이가 나지만 나란히 verdi@casaricordi.co.it, puccini@casaricordi.co.it로 만들어보았습니다. ‘카사 리코르디’는 두 사람이 속했던 이탈리아의 악보출판사 겸 음악기획사입니다.

비발디는 고아들을 돌보는 베네치아의 ‘피에타’에서 신부로 활동했습니다. 그의 별명이 ‘빨간 머리 신부(Prete Rosso)’였으니 e메일은 preterosso@pieta_venezia.go.it가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옛 소련에서 작곡가들은 작곡가 연맹의 지침에 따라 활동했습니다. 그래서 쇼스타코비치는 dmitri@composer_union.or.ru입니다. 팬클럽 ‘슈베르티아데’를 갖고 있었던 슈베르트는 andiemusik@schubertiade.net로 해보았습니다. ‘An die Musik(음악에)’는 음악의 ‘힐링’하는 힘을 예찬한 슈베르트의 가곡입니다.

유윤종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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