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 수술을 주저하는 환자들에게 대안으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퇴행성관절염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연세사랑병원 의료진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무릎 줄기세포 치료를 하고 있다. 연세사랑병원 제공
몇 년 동안 걷기도 힘들고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무릎 통증을 겪어왔던 최 씨는 병원에서 퇴행성관절염 중기에서 말기 사이라는 진단과 함께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받았다. 하지만 최 씨는 이 같은 진단에 걱정이 앞섰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최 씨는 인공관절 수술을 대신할 수 있는 치료법을 찾았고, 줄기세포 치료를 알게 된 후 곧바로 자가지방 줄기세포 치료를 받았다.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현재 최 씨는 줄기세포 치료를 선택한 것에 큰 만족을 느끼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 후 1년이 지난 현재, 김 씨의 무릎 통증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걷고 활동하는 일이 무리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줄기세포 치료가 65세 이상 고령의 퇴행성관절염 치료법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고령의 심한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서는 지금까지 인공관절이 가장 좋은 해결책으로 알려져 왔다. 인공관절수술은 다 닳아 없어진 연골대신 인공관절을 끼워 넣는 치료 방법이다.
최유왕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부원장은 “연골은 혈관이 없으며 쓰면 쓸수록 닳는 소모성 조직”이라며 “연골손상이 적은 관절염 초·중기에는 줄기세포 치료를 통해 연골을 재생시켜 보존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연골이 닳을대로 달아 없어진 관절염 말기 상태라면 인공관절을 넣어주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인공관절 수술은 합병증을 무시할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로 인공관절의 수명이 15년 정도이기 때문에 오늘날처럼 90세까지 사는 고령화 시대에서는 수술 시기를 잘 선택해야 한다.
과거엔 60∼65세가 인공관절 수술의 적정 나이였으나,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70세 이상이 인공관절 수술의 적정 나이가 되고 있다. 또한 인공관절 수술의 합병증으로 수술 후 염증, 운동제한, 심한 경우에는 폐색증이나 뇌중풍(뇌졸중)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 후에 오히려 결과가 더욱 나빠져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이유로 노인들이 인공관절 수술을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은 퇴행성관절염을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이지만, 65세 이상 고령의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은 인공관절의 수명과 이후 합병증 부분에서 수술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 있다”면서 “최근 이러한 고령 환자들의 수술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치료법으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시도되면서 통증과 무릎 기능회복 면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치료, 무릎 연골재생 및 통증완화 보여
실제로 인공관절 수술 대신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고령자들이 늘어나면서 연골이 되살아나 호전되는 경우가 속속 입증되고 있다. 최근에는 65세 이상의 고령자들에게도 퇴행성관절염 치료를 위해 줄기세포치료를 적용할 경우, 연골재생과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연세사랑병원 연구팀은 65세 이상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하는 고령자에서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술을 거부한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2010년 10월부터 자가지방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시행했다. 그 결과 통증 수치(VAS Score)가 4.7에서 1.7로 절반 이상 감소했고 총 30명의 환자 중 23명이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이 연구내용은 ‘무릎 관절염에 자가지방 줄기세포 치료 뒤 임상 결과 및 관절내시경 소견’이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12월 국제저널인 ‘유럽 슬관절 및 스포츠학회 공식학술지(KSSTA)’에 발표됐다. 이 논문은 인용지수 2.6의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으로, 전 세계 60여 개의 논문 중 10위권에 해당한다.
고 병원장은 “65세 이상의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에게 인공관절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에 자가지방 줄기세포를 이용한 퇴행성관절염 치료가 환자의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연골 재생의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