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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클리닉]꿈은 낮동안의 경험을 뇌가 정리하는 과정

입력 | 2014-03-26 03:00:00

[신홍범 박사의 재미있는 수면이야기]
악몽에 시달리면 수면질환 치료 받아야




신홍범 박사

인류는 예부터 꿈의 예지력을 믿고 꿈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애썼다. 불교 설화에 따르면, 부처의 어머니 마야 부인은 하얀 코끼리가 몸으로 들어온 꿈을 꾼 후 석가를 잉태했다고 한다. 성서에는 땅에서 천국까지 이르는 사다리를 본 야곱의 꿈 이야기가 나온다.

이집트인들은 꿈에 매혹당해 꿈 해석에 큰 노력을 기울였고 그 흔적이 고문서에도 전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꿈에 불길에 휩싸인 채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 → 나쁜 꿈, 목숨을 잃는다”, “꿈에서 창밖을 본다 → 좋은 꿈, 소망이 이루어짐”.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잠이 얕아서 괴로움을 겪는 불면증 환자, 수면 중 잠꼬대를 심하게 하고 꿈 내용을 행동으로 옮기는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들은 흔히 나쁜 꿈으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한다.

“꿈에 돌아가신 부모님이 보였다”라고 하면서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걱정하는 분도 있다. 수면 의학자들은 오래전부터 꿈을 연구했다. 꿈이 출현하는 렘수면 동안, 뇌는 깨어 있을 때처럼 활발하게 움직인다. 낮 동안 경험했던 여러 가지 사건과 그에 대한 심리적인 반응이 정리되고 정화되는 일이 꿈꾸는 동안 일어난다. 꿈을 방해하면 뇌의 정리와 정화가 방해돼 학습 능력이 떨어지고 우울해진다. 우울증 환자들은 꿈을 많이 꾸는데, 꿈을 통해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뇌가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불면증 환자들은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 농도가 높아 몸이 흥분된 상태여서 잠이 얕고 꿈을 꾸는 중에도 쉽게 깨고 직전에 꾸었던 꿈을 쉽게 기억한다. 또 스트레스가 심하면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강한 감정이 실린 꿈을 꾼다. 그래서 꿈이 더 괴롭다.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들도 낮에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후, 감정적으로 격한 내용의 꿈을 꾸고 팔다리를 움직이고 같이 자는 사람을 때리거나 자신을 다치게 하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전체 수면 시간의 4분의 1 동안은 꿈을 꾼다. 대개의 경우 꿈을 기억하지 못 한다. 그런데 수면장애가 있으면 꿈을 더 잘 기억하게 되고 다음 날 아침 불쾌감을 느낀다. 사람이 꾸는 꿈의 95%는 그 사람의 걱정과 불안이 반영된 나쁜 내용이기 때문이다.

악몽을 피하기 위해서는 불면증, 렘수면행동장애 그리고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또 침실 온도는 22도 내외로, 습도는 50% 정도로 맞추어 서늘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면 악몽 없는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