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조작 의혹’ 수사 어디로] 자살기도前 무슨 일 있었나
검사는 조사 과정에서 이 문서를 불법으로 입수한 게 아닌지, 협조자는 누군지 밝히라고 요구했고 권 과장은 “불법이 아니고 협조자를 밝힐 수 없다. 나 살자고 정보망을 노출시킬 수 없다”며 반발했다고 한다. 국정원은 이런 입씨름이 권 과장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그가 자살을 기도한 이유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권 과장에게 이 문서도 가짜여서 위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영사확인서를 받으려 한 건 아닌지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권 과장은 “영사확인서는 대공 사건에서 협조자가 노출되는 것을 가리기 위해 쓰는 관행이고 필요한 경우 영사가 직접 법정에 나가 증언도 했다”면서 “당시 이 영사가 처음으로 영사로 나가서 그 관행을 몰랐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권 과장은 조사 과정에서 검사가 이 영사와 자신을 이간질시켰다며 격분하기도 했다. 검찰이 외교 전문 등을 근거로 “이 영사는 권 과장의 강압에 의해 ‘가짜 영사확인서’를 썼다고 다 자백했다”고 압박했다는 것. 권 과장은 인터뷰에서 “검사가 참 야비하다. 동료 간 이간질시키는 게…. 그건 잡범들한테나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권 과장이 순순히 자백하지 않자 체포하는 것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