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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여성공천 싸고 친이-친박 험악

입력 | 2014-03-27 03:00:00

이재오, 지도부에 “칼 들고 있을때 조심해야”




6·4지방선거 새누리당 경북 포항을 여성 우선공천지역으로 선정하는 문제를 놓고 친박(친박근혜)계와 친이(친이명박)계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결국 친이계 좌장 격인 5선의 이재오 의원까지 나서 “포항이 여성 우선공천지역으로 선정돼선 안 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 의원은 최근 최고위원과 중앙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 일부에게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포항 공천은 잘못된 일이다”라며 짤막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포항시장 선거에 여성 우선공천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포항 지역구 국회의원인 4선의 이병석 국회 부의장과 박명재 의원에게도 비슷한 취지로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일부 당 지도부에는 “칼을 들고 있을 때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의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포항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친이계는 포항을 여성 우선공천지역으로 지정해 친박계 인사를 내려 보내려는 지도부의 의도에 불쾌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이 지역구였던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입김도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친이계 재선 권성동 의원은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는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공천위 결정을 최고위에서 뒤집고 포항을 배제하면 스스로 계파 갈등을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고, 그렇다고 당내 반대 목소리를 무시할 수도 없다. 포항 등 6개 지역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시간만 끌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친박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26일 “당 공천위의 결정을 최고위에서 뒤집으면 또 다른 갈등만 불러일으킬 수 있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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