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소비자경제부 기자
하지만 정작 이들에 대한 정보는 별로 없었다. 국내 가구업계와 언론의 관심과 달리 이케아 측은 신비주의를 고수해왔다. 국내 1호점이 될 광명점 오픈을 연내 앞둔 최근까지도 외국계 홍보대행사는 사소한 사안에도 ‘알려줄 의무가 없다’는 태도를 유지해왔다. 그랬던 이케아가 최근 가로수길에 공식적인 팝업스토어를 열고 기자들까지 초청했다.
‘드디어’라는 기대감으로 매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신사동 이면도로 건물 지하에 마련된 매장은 변변한 간판이 없어 찾기도 어려웠고 70여 평의 작은 규모와 전시 콘텐츠까지 기대 이하로 소박했다. 이케아코리아 마케팅팀이 공식적으로 인사를 했지만 명함을 준비한 이들은 한 명도 없었다. 진열된 가구, 소품의 가격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케아코리아의 첫 공식행보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국내에 진출한 또 다른 유통공룡 코스트코가 떠올랐다. 연매출 수십조 원의 글로벌 기업이란 점,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막혀 있단 점 외에도 두 기업은 비슷한 점이 많다.
우선 저렴한 대신 불편하다. 창고형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인건비, 시공·물류비 등을 최소화해 가격을 낮추는 데 주력하기 때문이다. 현지화보단 본국 방식을 고집한단 것도 공통점이다. 이케아는 스웨덴식 라이프스타일을 가구로 구현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고, 코스트코는 현금과 삼성카드만 받는 불편한 결제제도나 구매물품 검열 등을 고수하고 있다.
재밌는 건 그럼에도 ‘통한다’는 점이다. 현지화에 실패해 한국에서 철수한 해외 유통기업들이 많지만 코스트코는 사람들로 미어터진다. 이케아도 비슷해 보인다. 국내 가구업체들은 ‘국내 정서상 조립형 제품이 대부분인 이케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애써 위안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이케아가 문 열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유별나게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이 일부 글로벌 회사의 배짱영업에 대해선 관대한 예외를 두는 건 흥미로운 현상이다. 코스트코가 한국 사회가 동경해온 ‘미국식 쇼핑문화’를 함께 팔며 다른 결점을 상쇄시킨 것처럼, ‘불편함을 판다’는 이케아 역시 ‘북유럽식 라이프스타일’이란 대중의 환상과 기대를 자극하며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