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원룸 침입 50대 입건
지난해 6월 17일 오후 10시경 강원 강릉시 하평길 집에 돌아온 주부 A 씨(40)는 깜짝 놀랐다. 장롱과 서랍장이 열려 있는 데다 여기저기 뒤진 흔적이 있었기 때문. A 씨는 속옷 20여 점과 지갑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강릉에서는 속옷 도난신고 4건이 추가로 접수됐다.
경찰은 지난해 8월 1일 오후 검문에서 김모 씨(52·자영업)의 오토바이 안장 밑에 여성 속옷들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김 씨를 추궁했지만 그는 1건만 혐의를 인정했을 뿐 나머지는 부인했다. 그러나 김 씨가 사건 현장에 남긴 변태행위가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범행 현장 5곳에서 동일하게 여성의 팬티에 정액을 묻혀둔 것. 경찰은 김 씨의 구강 상피세포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한 결과 최근 사건 현장에 남아있던 정액과 일치한다는 회신을 받았다.
결국 혐의를 인정한 김 씨는 “산에 약초를 캐러 자주 다니는데 ‘여성 속옷을 훔치면 산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강릉경찰서는 5차례에 걸쳐 일반 주택이나 원룸 등에 침입해 현금 6만 원과 여성 속옷 53점을 훔친 혐의(야간주거침입절도)로 김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