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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석동빈 기자의 DRIVEN]간결한 직선미… 단 5.4초만에 100㎞ 슈웅∼

입력 | 2014-03-31 03:00:00

아우디 A8L 4.2 TDI
가속력-연비 경쟁력 갖춘 멋쟁이
커브 땐 스케이트 날 파고 드는 듯… 백색 LED 실내등 하이테크한 맛




디젤엔진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연료소비효율이다. 품격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대형 고급 세단과 고성능 디젤엔진의 조합은 아직 익숙하지는 않다. 그러나 아우디에선 동급 중에서 유일하게 8기통 디젤엔진을 A8에 넣었다. 연비는 좋지만 감성적인 면에서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디젤엔진과 최고급 대형 세단의 조합은 어떨까?

채널A의 자동차 전문 프로그램인 ‘카톡쇼’에서 아우디 ‘A8L 4.2 TDI’ 모델을 분석해봤다.

아우디만의 단순하고 직선적인 매력


아우디의 디자인은 간결함이 특징이다. 특히 A8은 차체에 직선을 많이 사용해 기교를 부리지 않았다. 차갑게 보이기는 하지만 과거 독일 자동차의 디자인 감성을 가장 현대적으로 잘 해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차체가 심심한 측면이 있지만 전조등과 브레이크 램프는 나름 재주를 부려서 균형을 맞췄다. 특히 22개의 발광다이오드(LED)가 들어간 주간주행등은 특이한 느낌을 준다. 세련돼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괴이한 느낌도 들어 호불호가 갈리는 포인트다.

실내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실내등이다. 튜브타입 백색 LED로 구성돼 있어 ‘하이테크’한 맛을 준다. 8인치 대시보드 모니터는 전동식으로 수납이 되는데, 접었다 폈다 할 때 모터 작동음이 들리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기어레버의 모양이 독특한데, 요트의 추력레버(thrust lever)와 같은 형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고급 요트에 타고 있는 콘셉트로 인테리어를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인체공학적인 측면에서도 이 레버는 도움이 된다. 공조장치나 기능 버튼을 사용할 때 변속레버에 손목을 올려놓을 수 있어 편안했다.

강력한 동력성능


8기통 4.2L급 디젤엔진은 깜짝 놀랄 정도의 가속력을 제공한다. 카톡쇼에서 정밀장비로 측정한 결과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4초였다. 81kg·m에 이르는 강력한 최대 토크를 바탕으로 짜릿한 느낌을 주는 가속이 일품이었다. 특히 최대 토크는 1750rpm이라는 낮은 회전수부터 터져 나오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으면 맹렬한 가속력이 발생하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가속력 테스트를 5차례 연이어 했지만 계속 비슷한 수치가 나와서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스태미나가 좋음을 입증했다. 보통 3,4차례 급가속 테스트를 하고 나면 엔진과 변속기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 측정수치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A8은 그렇지 않았다.

또 일반적으로 디젤엔진은 회전 상승이 더뎌서 스포티한 느낌을 주지 못하는데 A8에 들어간 4.2TDI 엔진은 기어를 아래 단으로 변속을 할 때 회전 상승이 빠른 점이 놀라웠다. 그래서 운전대에 붙은 패들시프트로 변속으로 하며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할 때 마치 스포츠 쿠페를 몰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렇게 파워가 넘치는 엔진의 연비는 어떨까. 일반적인 서울시내 주행에서 L당 9.9km,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주행할 때는 15.7km가 나왔다. 파워와 경제성을 동시에 이룬 셈이다.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았다. 3만5000km 정도 주행한 차였는데, 주행 중에는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별로 없었지만 정차 중에는 아무래도 8기통 가솔린 엔진에 비해서는 불편한 점이 있었다. 특히 정지하면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는 스톱&고 시스템이 들어 있었는데, 시동이 다시 켜질 때마다 차체가 약간 떨렸다.

운전 재미가 뛰어난 대형 세단


1억 원을 훌쩍 넘는 프리미엄 대형 세단을 구매하는 계층은 운전 재미나 경제성을 크게 생각하지는 않는 편이다. 브랜드의 이미지와 승차감이나 편의성이 얼마나 높은지가 초점이다. 그런데 A8은 좀 달랐다.

스포츠 쿠페만큼은 아니어도 웬만한 중형 스포츠 세단 부럽지 않을 정도로 운전 재미가 좋았다. 5.3m에 이르는 대형 세단들은 속도를 높이거나 연속 커브를 돌다 보면 앞뒤가 따로 노는 성향이 나타나는데 A8은 그런 이질감이 경쟁 모델들보다 훨씬 적었다.

아우디의 4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의 진가는 고속주행 중에 더욱 두드러졌다. 높은 속도에서 차로를 변경하거나 커브길을 돌아나갈 때의 안정감은 감탄사를 자아냈다. 스케이트날이 아스팔트를 파고들어서 견고한 라인을 잡고 돌아나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A8에 적용된 콰트로 시스템은 평소 주행 시 후륜에 60%, 전륜에 40%의 동력을 배분하고, 주행 상황에 따라 필요할 경우 즉각적으로 동력을 견인력이 더 좋은 쪽으로 보내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서스펜션은 3단계로 조절이 가능한데 가장 부드러운 세팅을 해도 낭창낭창한 느낌을 주지 않았다. 그만큼 스포티한 서스펜션이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시승차에는 승차감이 무른 스노타이어가 들어 있었는데, 만약 출고 시 장착되는 초고성능 타이어였다면 더욱 탱탱했을 것이다. 서스펜션을 스포츠모드로 올리면 승차감은 더욱 단단해지고 차체의 흔들림은 줄어들어서 운전 재미는 배가된다. 경쟁 모델들이 과거에 비해 승차감이 많이 부드러워진 상황에서 A8만 독일차 특유의 고집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노면이 좋지 않은 곳에서는 노면의 진동이 제법 느껴지기 때문에 쾌적한 승차감 측면에서는 손해를 본다.

브레이크 성능은 뛰어나다. 부드럽게 차를 정지시키는 능력과 강력한 브레이크 성능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시속 200km에서 급브레이크로 정지하기를 여러 차례 반복해도 브레이크가 밀리는 페이드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자세한 영상은 4월 4일 채널A를 통해 볼 수 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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