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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단일화 참여할까, 말까?” 고민하는 교육감 후보들

입력 | 2014-03-31 03:00:00


대전시와 세종시, 충남도 교육감 선거는 현직 프리미엄의 절대 강자가 없다. 기존의 교육감들이 각각 3선 연임 제한과 지병으로 인한 사망, 비리로 중도 낙마 등의 이유로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이렇다 보니 보수와 진보 각 진영에서는 당선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한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비리의 연쇄 고리를 끊을 수 있고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후보를 가려내는 유권자의 식별력이 요구된다.

세 지역 가운데 보수 성향의 충남교육감 후보들은 31일 단일화 후보를 확정한다. 단일화를 추진해온 올바른충남교육감만들기추진위는 이날 오전 11시 충남교육청에서 단일화 후보를 발표한다. 여론조사는 단일화에 합의한 서만철 전 공주대총장, 양효진 전 당진교육장, 유창기 전 천안교육장, 지희순 전 당진교육장(가나다순) 등 4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도내 유권자 4000명에게 전화로 지지 후보를 물었다. 유권자의 70%에게는 후보의 이름과 경력을 고지하고 30%에게는 이름만 제시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4명의 후보 가운데 3명이 출마하면 진보 성향의 단일 후보에게 패배하는 걸로 나타났다”며 “좋은 교육감 후보들이 표의 분산으로 패배하는 구조라면 민의의 왜곡이라고 판단해 단일화에 나섰다”고 말했다. 충남교육감 후보 7명 가운데 명노진 충남도의회교육의원과 최성렬 전 병천고 교장은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았고 김지철 충남도교육의원은 유일한 진보 성향 후보로 분류된다. 충남 교육계 관계자는 “이번 보수 후보 단일화를 계기로 결국 보수와 진보 일대일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

대전에서는 예비후보인 한숭동 전 대덕대 학장과 최한성 대덕대 교수가 서로 진보 후보를 자처해 단일화 여부가 주목된다. 한 전 학장 측은 “좋은교육감추대대전시민위가 한 후보를 범시민 단일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대전지역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 전 학장은 “참여정부 시절 교육혁신위원 등을 지냈고 대덕대의 개혁과 혁신을 이끌었다”고 진보 성향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2003년부터 7년간 노르웨이에서 한국어 교사를 하면서 유럽 공교육을 경험했고 지난해부터 ‘역사왜곡 교과서 저지 대전시민 운동본부’에서 상임대표로 활약 중”이라고 맞불을 놨다. 최 교수 측은 “5일 열린 출판기념회에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축사를 했고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함세웅 신부가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대전지역 보수 성향의 후보들은 단일화 논의에는 심드렁한 분위기다. 여론조사 선두그룹인 설동호 전 한밭대 총장과 이창기 전 대전발전연구원장 등은 “교육 전문성과 리더십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김동건 대전시의회 교육의원과 정상범 전 대전시교육위 의장, 윤석희 전 글꽃초등학교 교장도 단일화에 적극적이지 않다.

선거가 중반전으로 치달으면서 교육계에서는 과거 비리로 낙마한 A 전 교육감이 지원하는 후보들이 선전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충남과 세종의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가운데 일부가 A 전 교육감의 핵심 참모였거나 A 전 교육감 선거 조직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 관계자는 “A 전 교육감의 지원을 받는 인사가 당선되면 비리 망령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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