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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허진석]진주 운석과 과학 뉴스

입력 | 2014-03-31 03:00:00


허진석 채널A 차장

하늘에서 떨어진 ‘돌’이 ‘돈’이 될까 해서 경남 진주에는 ‘운석 탐사객’이 북적인다. 28일 세간에 알려진 네 번째 운석은 크기가 가장 커서 더 떠들썩해졌다.

진주 운석으로 우주에 대한 관심이 높던 차에 우주 급팽창 가설을 증명하는 중력파를 과학자들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탐지했다는 뉴스도 들렸다. 빅뱅 직후 1경분의 1초를 다시 1경으로 나눈 짧은 시간에 우주가 급팽창함으로써 생긴 중력파를 찾았다는 것이다. 천체물리학자들은 우주 비밀을 풀 열쇠를 찾았다며 흥분하고 있다.

우주 소식을 포함한 과학·기술 뉴스는 사실, 보도 뉴스를 결정하는 편집회의에서 후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 대중이 이해하기 어렵고, 실제 효용이 먼 훗날에 있는 ‘먼 지식’이라는 이유다. 다행히 운석 뉴스는 재미가 있어서, 중력파 탐지 뉴스는 그 의미가 커서 방송을 탈 수 있었다.

과학·기술은 지금보다 모든 미디어에서 더 후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 재미와 흥미와는 별개로 과학과 기술은 사회의 물줄기를 바꾸는 주요 동력으로서 중요한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누구보다 이런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잘 안다. 벤처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에서도 기술이 있은 다음에 생산과 마케팅, 재무가 있는 것이다.

구글은 최근 몇 년 사이 핵심 기술인재를 페이스북에 빼앗기고 난 뒤,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연봉을 대폭 올렸다. LG의 구본무 회장은 유능한 과학·기술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국내외 곳곳에서 열리는 ‘LG 테크노 콘퍼런스’에 직접 참석한다. 정부가 외국의 유명 헤드헌팅회사까지 고용해 우수 과학자를 영입, 기초과학연구원(IBS)에 첨단 연구단을 꾸리려는 것도 같은 이유다.

과학과 기술에 관한 뉴스는 공동체의 행복과 부를 증가시킬 연쇄반응을 일으킬 가능성도 여느 분야보다 크다.

얼마 전 낚싯줄을 이용해 인공근육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은 한양대 김선정 교수팀을 취재했다. 낚싯줄을 비틀어 꼬는 간단한 방법으로 온도에 수축과 이완하는 인공근육의 기본 모델을 외국 연구팀과 만든 것이었다.

그날 김 교수의 실험실에는 고교 교사 한 사람이 찾아왔다. 김 교수가 개발해 둔 가벼우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새 방탄조끼 ‘소식’을 접하고, 도움말을 구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이런 촉발을 넓혀야 하는 것이 미디어의 역할 중 하나다. 스타 과학·기술자를 알리고, 자동차나 휴대전화의 첨단 원리를 알리는 프로그램이 풍성해졌으면 한다. ‘낭중지추(囊中之錐)’도 맞는 말이지만, 제때에 제대로 된 것을 알리면 공동체가 치러야 하는 비용이 준다.

천연자원이 충분치 않은 대한민국에 과학과 기술은 ‘밥’이다. 박정희 시대뿐만 아니라 지금도. 꽃이 화창했던 휴일, 연구실을 지켰을 과학·기술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허진석 채널A 차장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