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병들의 계약서
월급부터 ‘업(Up)계약서’에 풀 옵션까지. 2014년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들의 별의별 계약이 화제다.
2014프로야구는 팀 당 외국인선수가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확대(NC는 4명)됐다. 외국인 선수들은 제10구단 kt를 제외한 총 28명이다. SK 루크 스캇처럼 메이저리그에서 4번 타자로 109경기에 출전한 거물부터 LG 투수 리오단처럼 빅 리그 경력이 없는 투수, 한국에서 6시즌 째를 맞는 베테랑 넥센 나이트까지 각양각색이다.
A구단 B선수는 ‘업 계약서’의 주인공이다. 업 계약서는 정치인들의 인사청문회 때 단골로 등장하는 ‘다운(Down)’계약의 정반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그동안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규정을 현실에 맞게 바꾸는 취지에서 유명무실했던 외국인 투수의 연봉 상한선을 없앴다.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 외국인 선수들은 실제보다 액수가 적은 다운계약서를 발표했다. 이렇게 되자 A구단은 생각보다 연봉이 훨씬 적은 B선수의 자존심을 생각해 액수를 높여서 발표했다.
C선수는 1년 수입이 보장된 것이 아닌 교체되는 순간 연봉 지급이 중단되는 계약을 맺고 한국에 왔다. 사실상 연봉이 아닌 월급 계약이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은 부상이나 교체와 상관없이 대부분 보장 계약을 맺지만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과감히 이 같은 조건을 받아들였다. 구단 입장에서는 조금 안쓰럽기도 하지만 ‘월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해당 구단 관계자는 “모두 달성하면 액수가 꽤 커진다”며 “당당한 자신감이라고 이해하기로 했다. 어찌됐건 팀은 그만큼 성적을 올린다고 생각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