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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의 스마트머니]행복 충전 ‘7만5000달러의 법칙’

입력 | 2014-04-02 03:00:00

나 위해 쓰는 돈, 남 위해 쓰는 돈




신수정 기자

“빚 때문에 중단했던 봉사활동을 얼마 전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행복기금 덕분에 나보다 힘든 사람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어요.”

이는 지난해 3월 정부가 추진한 국민행복기금의 수혜를 받아 이자를 면제받고 채무를 절반으로 줄이게 된 30대 여성이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행복기금으로 빚을 감면받고 취업을 해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제 다른 사람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낼 정도로 마음의 여유까지 갖게 됐다. 이 여성은 행복해지는 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현재 행복한가를 묻는 어느 설문 연구에서 타인에게 돈이나 재능을 기부한 적이 있는 사람들의 행복도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월등히 높았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마이클 노턴 교수 등은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연구진은 봉투에 5달러나 20달러를 무작위로 담고 한 봉투에는 ‘오늘 5시까지 이 돈을 자신에게 사용하세요’라는 메모지를, 다른 봉투에는 ‘오늘 5시까지 이 돈을 다른 사람에게 사용하세요’라는 메모지를 넣었다. 이후 실험 대상자의 행복도 변화를 측정한 결과, 행복도의 정도에 영향을 미친 것은 돈의 액수가 아니라 누구를 위해 돈을 지출했는지였다. 자기가 필요한 물건을 사는 데 돈을 쓴 사람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돈을 지출한 사람들의 행복도가 훨씬 증가한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에 비례해 행복도 무한정 커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프린스턴대의 앵거스 디턴 교수와 노벨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2010년 미국인 45만 명을 상대로 돈과 행복지수를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소득이 많을수록 행복감도 높아지지만 연소득이 7만5000달러(약 8000만 원)를 넘으면 소득 증가에 따른 행복감은 최소에 그친다.”

2006년 워런 버핏은 당시 자신의 전 재산의 85%인 370억 달러(약 39조5000억 원)를 기부하면서 그 이유를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올해는 돈을 쓰면서 행복을 만끽하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경제부·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