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지방선거]
최경환 원내대표(사진)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새누리당은 지난 대선에서 기초선거 공천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 약속을 결과적으로 지키지 못하게 돼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원내대표는 “잘못된 약속에 얽매이기보다는 국민께 겸허히 용서를 구하고 잘못은 바로잡는 것이 더 용기 있고 책임 있는 자세”라며 “수많은 후보가 난립해 선거를 혼탁하게 하고 지역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은 책임 방기”라고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정당공천의 폐해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경선 과정에서 금품 수수 등 부정이 한 번이라도 적발되면 그 후보는 영구히 새누리당 공직선거 후보로 나서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최 원내대표의 사과를 수용하지 않았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가 사과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과해야 할 분들이… (더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후 김한길 공동대표와 함께 ‘기초선거 공천 폐지’ 촉구를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 발대식을 열었다. 어차피 공세의 과녁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맞춰놓았기 때문에 ‘최경환 사과’로 국면 정리가 안 된다는 취지였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선 지도부가 투쟁 수위를 더 높여야 한다는 강경론이 확산되고 있다.
강기정 의원 등 ‘혁신 모임’ 소속 의원 10여 명은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기초공천 폐지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며 기초공천 폐지 입법 관철을 위한 농성에 들어갔다. 486의원들이 주축이 된 강경파 그룹 ‘더좋은미래’도 동참 가능성을 내비쳤다. 신경민 우원식 양승조 최고위원이 전날부터 장외인 서울광장에서 무기한 연좌농성을 시작한 데 이어 장내에서도 강경 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들은 일단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투쟁의 수위와 방식을 놓고 강온파 노선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안 대표는 투쟁 방식을 결정하는 것에서부터 리더십을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