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아들 이름으로… 담뱃값 모아
농아인 야구대회-독도탐방도 후원

동아꿈나무재단은 2007년부터 매년 3월에 개최되는 전국농아인야구대회를 후원해왔다. 이 대회에는 전국의 농아인야구단 중 12개 고교팀이 참가한다. 동아꿈나무재단 제공
대전에 사는 동아일보 독자 김노성 씨(83)는 “기부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직접 찾아왔다”며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그가 가방에서 꺼낸 건 현금 1000만 원. 수원의 한 공사장에서 일하다 사고로 숨진 김 씨의 아들(김인기 씨) 사망보상금 중 일부였다. 김 씨는 “학비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돈을 가져왔다.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 달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5일에는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동아일보 독자 김재덕 씨(85)가 장학금으로 쓰라며 동아꿈나무재단에 3000만 원을 보냈다. 이 돈은 김 씨가 40여 년 동안 담배를 끊고 대신 담뱃값을 적립해 모은 것이다.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은 기탁금은 올해까지 126억9000여만 원에 달한다. 최다 횟수 기탁자인 김윤철 의성종친회(義城宗親會) 회장(73)은 1990년부터 220회에 걸쳐 모두 4억2530만 원을 보내왔다. 나기환 씨(193회), 정현철 씨(67회), 김병헌 씨(54회),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44회)을 비롯해 10회 이상 기탁한 독지가는 23명에 이른다.
동아꿈나무재단은 이 기금으로 장학사업, 학술연구비·교육기관 지원, 신체장애인 지원사업, 청소년 선도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동아꿈나무재단은 2억3800만 원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또 학술연구비 지원, 신체장애인 지원사업 등에 3억3000만 원을 사용했다.
동아꿈나무재단은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 당선작에도 ‘인산문학상’이란 이름으로 상금을 주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해 올 8회를 맞은 전국농아인야구대회도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매년 6월에는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 유학생을 초청해 한국 영토인 독도를 알리는 ‘울릉도 독도 탐방 캠프’도 후원한다.
이원용 동아꿈나무재단 이사는 “독지가 한 분 한 분의 정성을 모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고 소중한 일들을 하고 있다”며 “이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