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판매 실적이 점점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안정감을 주진 못했다. 겉으론 과거 인기를 끌었던 베스트셀링 모델들의 잇단 신형 출시로 시장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 데 이어 해외 판매도 점점 살아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질적으론 특정 업체와 차종 실적에 편중된 결과였다.
1일 현대·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내 5개 업체들의 지난달 내수 판매실적에 따르면 총 12만1416대가 신규 등록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7%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 신차효과를 비롯해 그랜저 하이브리드 인기 등으로 다른 라인업의 저조한 성적을 만회했다. 현대차는 지난해보다 3.1% 오른 총 5만7812대를 팔았다. 신형 LF쏘나타는 물량이 달렸고, 아반떼는 9.2% 감소해 상승폭에 영향을 줬다. 기아차는 이러다할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채 업체 중 유일하게 내수판매에서 고전했다. 그나마 대표 판매 전략 차종인 스포티지R, 모닝 등이 선전했지만 판매대수 하락을 막을 수 없었다. 기아차는 3월 전년 대비 1.3% 감소한 3만9005대에 그쳤다.
한국지엠은 같은 기간 1만3161대를 팔았다. 대부분의 쉐보레 차량들이 내수 판매량이 상승했다. 반면 수출은 26% 감소한 4만8285대를 기록해 모처럼 좋은 성적을 거둔 내수 실적이 빛바랬다.
쌍용차는 5850대를 팔아 지난해 대비 18.8% 상승했다. 코란도C, 코란도 스포츠, 렉스턴W 등 레저용 차량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수출은 4개월 만에 7000대를 돌파하면서 26.5% 증가한 7382대를 판매했다.
르노삼성의 경우 내수 실적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출은 몇 달째 내리막길을 달리는 형국이다. 내수에서는 특히 QM5 네오가 996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35.4%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QM3(695대) 역시 공급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수출은 32.9% 감소한 5194대를 기록해 저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