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전형-비교과영역 중요성 커지고 교내 수상실적 인정 등 더 복잡해져 “6월 교육감 선거후엔 또 바뀔 것” 일선 교사-학부모 불만도 높아져
올해 고교 입시부터 내신 반영 방식이 성취평가제로 바뀌고, 자율형사립고 입시안도 지난해와 크게 달라져 자사고 입시 준비가 더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특화된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자사고의 수업 현장. 왼쪽이 서울 경희고, 오른쪽은 중동고. 동아일보DB
특히 자사고 입시가 시도별로 다르고, 올해 입시부터 중학교 내신이 절대평가로 적용됨에 따라 교육 당국의 의도와 달리 자사고 입시 준비는 더 까다로워졌다.
○ 시도마다 다른 자사고 입시
예상대로 올해 대부분 시도가 내신 성적 제한을 유지하기로 했다. 반영 비율과 방식은 각기 다르다. 광주는 상위 30%, 전북은 50% 이내가 지원할 수 있다. 경기 부산 대구 등은 2단계에서도 내신을 반영한다.
서울의 경우 기존에 내신 50%로 제한했던 지원 자격이 사라진다. 대신 1단계에서 입학 정원의 1.5배를 뽑은 뒤 자기소개서와 면접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 내신 절대평가로 더 복잡해진 입시
서울 지역 자사고가 사실상 선발권을 갖게 된 가운데 올해 입시부터 내신 반영 방식이 바뀐 것이 입시 판도의 변수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내신을 상대평가로 반영했지만 올해부터 절대평가로 반영한다. A∼F의 6등급으로 나누는 성취평가제가 적용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오히려 자사고 입시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서울 지역에서는 예년 경쟁률이 1.5 대 1이 넘는 학교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1단계에서 1.5배수를 추첨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기존에는 내신 50% 이내에만 들면 추첨에 운을 맡겼지만, 이제는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를 해야 하므로 오히려 부담이 늘었다는 것이다.
광주와 전북은 2단계에서 추첨을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머지 시도 학생들은 주요 과목의 내신 A등급 확보는 기본이고, 다른 전형 요소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올해부터 서류와 면접 평가가 처음 들어가기 때문에 비교과 영역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며 “특히 교내 수상 실적이 인정되므로 학교 입장에서는 더 우수한 학생을 골라 뽑을 수 있는 여지가 커졌고 학생 입장에서는 입시 준비가 복잡해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 입시안 바뀌는 것도 불안 요소
일반고 강화 방안의 나비효과로 자사고 입시가 더 꼬였다는 불만이 나오는 가운데 언제 또 입시안이 바뀔지 모른다는 것도 문제다. 시도 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자사고 지원 자격이나 선발 방식이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서울 지역 자사고 입시안이 오히려 귀족학교를 만들 우려가 있다”며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 A자사고 교장은 “올해 교육감 선거 결과에 따라 자사고 입시가 또 흔들리지 않겠느냐”면서 “입시가 자꾸 바뀌는 것은 학교와 학생 모두에게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서울 B자사고 교장은 “자기소개서와 면접으로 학생을 선발해 보면 또 이런저런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여론에 따라 입시안이 이리저리 바뀔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우수한 고교를 만들겠다며 도입한 자사고가 일반고 강화 및 사교육 감소 정책과 뒤섞이면서 현장을 힘들게 만드는 방향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