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민 기자
청와대는 2일 관련 첫 보도가 나온 뒤 우왕좌왕하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누군가가 청와대 행정관들의 비리를 조사했던 문건을 통째로 언론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사에 나온 비리 사실이 너무나 상세하기 때문이다.
해당 조사 자료에 접근이 가능한 사람은 비서실장, 총무비서관, 민정수석, 공직기강비서관과 당시 조사에 참여한 행정관 정도라고 한다. 누가 유출자인지 얼마나 많은 내용이 유출됐는지 민정수석실은 여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청와대는 원대복귀 자체가 일종의 징계이고 비리 사실을 소속 부처에 알리지 않는 것이 과거 정권에서부터 이어진 관행으로 여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 눈높이와는 한참 동떨어진 악습(惡習)이다.
청와대가 4개월 전 거짓 해명을 하게 된 과정도 밝혀야 한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11월 경제수석비서관실 소속 행정관들이 기업으로부터 상품권과 골프 접대를 받아 원대복귀됐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보도 직후 이정현 홍보수석은 “경제수석비서관실 행정관 3명 중 한 명은 가정 문제로, 다른 한 명은 인사요인에 따라 부처로 갔고 한 명만 상품권을 받았다”고 브리핑했다. 그러나 3명 모두 비리가 적발돼 원대복귀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결국 청와대가 당시에 사건을 축소시키기 위해 거짓 해명을 한 셈이다. 이 수석은 경제수석실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를 브리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수석실에서 거짓으로 이 수석에게 알려준 것인지, 조사를 진행한 민정수석실이 축소해서 경제수석실에 알려준 것인지도 밝혀야 한다.
동정민·정치부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