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울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개신교와 가톨릭, 불교, 원불교 홍보 담당자들과 조촐한 저녁 식사 모임이 있었다. 소속 종단은 다르지만 일선 실무자들이 종교 간 대화를 나누는 뜻깊은 자리다. 이날 모임의 화두는 단연 가톨릭과 프란치스코 교황이었다.
종교 지도자에게 적합한 표현은 아닐 수도 있지만 시쳇말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한 참석자는 “‘KFC 할아버지’처럼 친근하게 웃고, 어려운 이들의 손을 잡아 주니 어떻게 마음이 안 끌리겠냐”고 했다.
프란치스코 효과는 27일 로마 바티칸에서 가톨릭 역사상 최초로 동시에 시성(諡聖)되는 요한 23세와 요한 바오로 2세 등 다른 교황에 대한 관심을 높이면서 가톨릭 전반에 대해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가톨릭출판사는 최근 ‘요한 23세 성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인 교황’ 등 두 교황과 관련한 책을 5종이나 출시했다.
종교 지도자들과 대중문화계 스타의 인기는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그 인기가 특정 종교에 엄청난 긍정적 또는 부정적 이미지를 초래한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 국민적 존경을 받은 김수환 추기경이나 입적 당시 수많은 추모 인파가 몰렸던 성철 스님은 각각 가톨릭과 불교의 큰 자부심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들 삶의 공통점은 종교적 열정과 가난한 삶,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한 깊은 연민이었다.
특정 종교를 뛰어넘은 존경과 사랑은 의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이 이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끌린 것이다. 과장하면 이런 지도자를 갖지 못한 종교는 불행하다. 홍보 담당자들의 고민도 더 깊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