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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륙 유부남-유부녀 불륜 알선 사이트, 처벌 가능?

입력 | 2014-04-04 14:23:00


유부남과 유부녀를 대상으로 데이트를 주선하는 온라인 사이트 '애슐리매디슨'이 지난달 18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해 불륜 혹은 간통을 조장한다는 비난이 이는 등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2002년 캐나다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는 현재 36개국에 진출, 2500만 여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미혼자들의 만남은 주선하지 않고 이미 결혼한 사람들끼리 만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이 업체의 슬로건은 '인생은 짧다. 연애하라(Life is Short. Have an Affair)'다. affair는 기혼자 간 불륜의 연애관계를 의미하기도 해 '인생은 짧다. 바람을 피워라'라고 해석하는 이가 더 많다.
실제 이 사이트의 한국어 서비스에는 '애슐리매디슨은 은밀한 만남을 위한 세계 최고의 기혼자 데이팅 서비스'라고 스스로 소개하고 있다.

아직 간통죄가 살아있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서비스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한국 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인 손정혜 변호사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로 규제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손 변호사는 3일 오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현행법상 이런 간통을 종용하거나 방조하는 부분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규제하는 법률은 없지만,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규제는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하면 어떤 음란한 영상이나 화상 같은 것을 전시하거나 게재하는 것을 불법정보로 취급해서 유통금지하는 조항이 있고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범죄를 교사, 또는 방조하는 내용을 사이트에 담는 것도 불법 정보로서 그 사이트 자체를 제한하거나 글을 올리는 것을 정지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면서 "이 사이트가 간통죄에 직접 활용이 되고 간통을 조장하거나 방조한다는 평가가 있다고 한다면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규제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불륜조장 논란에 대해 해당 업체가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들이 그냥 서로 마음에 드는 상대한테 연락처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연결만 해 줄 뿐이다. 우리는 간통하라고 시킨 게 아니기에 책임질 게 없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그 사이트 마케팅 수단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사이트의 전체적인 취지는 기혼자들을 상대로 만남을 주선하면서 간통행위에 이르기까지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제공한다는 측면을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도덕적인 책임 이외에 위법한 법적인 책임까지 지우려 한다면 그 사이트 자체가 간통행위를 실질적으로 용이하게 하는 직접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 맞기는 하지만 그 사이트가 단순히 '좋은 사람들끼리 서로 연락하세요' 정도라고 한다면 그게 법적인 책임까지는 이루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현행법상 명백히 간통죄가 위법한 행위이고 불법행위로 분류가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강조하는 사이트라면 이건 법적인 제재가 따를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또 '모든 서비스가 익명으로 제공되고 서버가 국외에 있어 처벌위험이 없다'는 업체 측 주장에 대해서도 "서버가 해외에 있더라도 국내에서 범죄를 발생하고 국내의 우리 국민이 사용하는 사이트라면 규제나 처벌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마 민사적으로도 소송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왜냐하면 예컨대 내가 아내로서 배우자가 이 사이트를 이용해서 지속적으로 간통행위를 했다고 한다면 그 사이트에 대한 불법행위 책임을 묻는다거나, 어떤 업무정지 가처분신청을 한다든가 이런 시비는 계속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애슐리매디슨은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연평균 1억 2500만 달러(약 1340억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가입절차는 간단하다. 가명으로 해도 된다. 성별과 사는 곳, 키, 몸무게 등 기본 정보와 함께 '짧은 관계', '장기적인 관계', '사이버 연애/에로틱한 채팅','날 흥분하게 하는 모든 것' 등 원하는 조건을 입력해 계정을 만든다.
회원 가입 후 프로필관리에 들어가면 '약간 변태적인 재미', '섹스토이 실험', '쓰리섬' 등 노골적인 성적 취향을 선택하고 상대방도 확인할 수 있게 돼 있다.

회비는 없다. 하지만 남성이 여성과 대화를 하려면 가상화폐인 크레딧(Credit)을 지불해야 한다. 여기서 이 업체의 수입이 발생한다. 여성은 공짜.

원하는 상대와 채팅을 하려면 결재를 해야 한다. 기본 100크래딧이 5만 2900원이다.

애슐리매디슨 노엘 비더만 최고경영자(42)는 언론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6개월 안에 회원 수 25~3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불륜이 많이 일어나는 점 ▲이혼율이 높은 점 ▲전자상거래가 활발한 점 ▲소득 수준이 높은 점 ▲남녀평등을 이룬 점 등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간통 논란에 대해 "애슐리매디슨은 단순히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플랫폼만 제공할 뿐"이라며 "예를 들어 페이스북으로 연락해 바람을 피우는 사람이 있어도 페이스북을 없애라고는 하지 않는다. 애슐리매디슨이 불륜 조장 등 논란에 휘말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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