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박물관 ‘사계화훼’전 청나라 공예-회화 등 62점 전시
중국 청대의 꽃무늬 도자기. 꽃병에 새겨진 모란꽃은 ‘부귀화(富貴花)’ ‘백화왕(百花王)’이라고도 불리며 사랑받았다. 화정박물관 제공
모란은 중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봄꽃이다. 기원전 약용식물로 재배하기 시작해 수나라 양제(569∼618) 시절부터 관상용으로 유행했다. 뭣보다 늦은 봄 풍성하고 화려하게 피어나는 생김새 덕에 미녀나 부귀영화의 상징으로 인기를 끌었다.
서울 종로구 평창8길 한빛문화재단 화정박물관이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특별전 ‘사계화훼(四季花卉)’는 계절별 꽃과 나무를 소재 삼은 중국 청나라 유물을 선보이는 자리다. 세월 따라 향취를 전해주는 자연의 신비로움이 예술과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음을 살필 수 있다.
청대 그림 ‘도화원기’. 중국 동진시대 시인 도연명(365∼427)의 시를 주제로 그렸다. 대표적 봄꽃인 복사꽃이 핀 무릉도원은 문인이 추구하는 이상적 세계관을 반영한다. 화정박물관 제공
이 밖에 가을 국화와 겨울 소나무, 대나무를 그린 회화와 공예품까지 모두 62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모두 올해 1월 별세한 한광호 한빛문화재단 명예이사장이 수집한 작품들이다. 조희영 학예실장은 “꽃과 나무마다 지닌 상징성이 달라 이를 해석하며 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12월 31일까지. 3000∼4000원. 02-2075-0114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