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내려 고객에 유리할것 같지만… 업계는 콘텐츠 소비 늘려 만회 속셈
산업부·임우선
최근 이동통신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 출시’입니다. 무제한 요금제는 한 달 요금 약 8만 원, 24개월 약정 가입일 경우 월 약 6만1000∼6만2000원에 음성 통화와 문자메시지, 데이터를 무한대로 쓸 수 있는 상품이죠.
첫 출시는 LG유플러스에서 시작됐지만 경쟁이 치열한 이동통신업계다 보니 LG유플러스가 발표한 당일 SK텔레콤과 KT도 거의 똑같은 상품을 내놓아 이동통신 3사 가입자들은 누구나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무제한 요금제가 꼭 소비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품은 아닙니다. 10만 원대 고액 가입자들이 6만 원대 무제한 요금제로 내려오는 움직임도 있지만 5만 원대 혹은 그 이하 요금제 가입자들이 ‘무제한’에 매력을 느껴 좀 더 돈을 내고 6만 원대 요금제로 올라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실제 3, 4일 양일간 SK텔레콤의 무제한 요금제에 신규 가입한 고객 8만1000여 명을 분석해보니 저가 요금제에서 무제한 요금제로 올라온 경우가 60% 이상이라고 하는군요.
데이터 사용이 무제한 된다고 해서 이런저런 유료 콘텐츠를 마구 내려받다가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도 함정입니다. 통신 기본료를 줄이겠다고 무제한을 선택했다가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죠.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제한 요금제는 일부 고액 가입자에게 혜택이 큰 상품이지 모든 이용자에게 유리한 상품은 아니다”며 “고액 가입자들을 최대한 유치하고 이들의 콘텐츠 소비를 독려해 가입자당 매출(ARPU)을 올리려는 게 무제한 요금제의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상식적으로 기업들이 손해만 보는 상품을 내놓았을 리는 없습니다. 이용자들이 무제한 요금제의 혜택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데이터 사용량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요금제를 고르는 현명함이 뒷받침돼야 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