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코리아 프로젝트 2년차/준비해야 하나 된다] ‘평양클럽’에 듣는다<2>패터슨 주한 호주대사
윌리엄 패터슨 주한 호주대사는 “인도적 지원을 한다고 해서 북한의 핵실험을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주한 호주대사관에서 만난 윌리엄 패터슨 주한 호주 대사는 “지난해 잇따른 북한의 도발로 국제사회의 대북 원조는 전멸 수준에 이르렀고 고질적인 식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대북 식량 지원 재개 방침을 밝혔다. WFP와 북한 당국은 평성 외에도 1998년부터 평양 신의주 등에서 식품 가공 공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북측은 공장설비와 인력을, WFP는 식품원료와 기술을 제공한다. 그러나 최근 식품 재료인 곡물이 모두 소진되자 WFP는 공장 5곳을 폐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패터슨 대사는 호주가 올해 WFP를 통해 300만 호주달러(약 29억 원) 수준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호주의 대북 지원은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일 뿐 대북정책 기조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4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이는 북한에 대해 그는 “도발을 중단하라는 요구에 ‘북한은 핵무기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남한에 있는 미국 핵무기에 맞선 억제력(deterrence)’이라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추가 핵실험을 해도 국제사회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예상되는 반응에 대해 “북한은 미국의 핵무기가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며 “북한이 도발할수록 고립만을 자초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패터슨 대사는 한반도의 안보 위기감이 증폭될수록 통일을 위한 준비와 연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역설해온 ‘신뢰 프로세스’의 핵심인 남북 간 신뢰가 하루아침에 쌓일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면서 현실적인 통일 준비 작업을 제안했다.
그는 “능력 있고 열정적인 탈북 청소년들은 남북을 동시에 경험한 세대이자 통일 이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세대”라며 “이들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