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中 헤이글, 외국인으론 첫 승선… 中, 군사력 투명성 논란 해소 의도
중국이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에게 중국의 첫 항공모함이자 해군력의 상징인 ‘랴오닝(遼寧)함’을 전격 공개했다.
지난해 2월 국방장관 취임 후 처음 방중하는 헤이글 장관은 7일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에 정박 중인 ‘랴오닝함’에 올라탔다. 랴오닝함에 외국인이 승선한 것은 헤이글 장관이 처음이다. 미국이 먼저 랴오닝함 방문을 요청했고 중국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중국의 군사력 강화를 놓고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날로 강화되고 있는 중국 해군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헤이글 장관은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의 요청으로 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 중이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제팡(解放)군보는 헤이글 장관이 도착한 7일자에 ‘중-미 신형군사관계는 말보다 행동이 낫다’는 제하의 루인(鹿音) 국방대 전략연구소 부연구원의 평론을 실었다. 루 연구원은 “양국은 신형 대국관계에 걸맞은 신형 군사관계 구축을 통해 충돌을 방지하고 위기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도 이날 “헤이글 장관이 ‘중-미 양국은 친구이고 경쟁자지만 분명히 적대관계는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고 소개했다.
헤이글 장관은 방중 기간 중 창 부장 등 중국의 고위 관리와 만나고 8일에는 중국 국방대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헤이글 장관은 방중 하루 전인 6일 일본에서 “중국 관리들과 만나 주변국을 존중하도록 하고 협박은 매우 위험하고 갈등에 이를 뿐이라는 것을 얘기하겠다”고 밝혀 방중 기간 중 어떤 날 선 공방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헤이글 장관의 방중에 앞서 중국 군 지휘부에 미국의 사이버공격 방어전략을 브리핑했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이번 브리핑은 2016년까지 사이버전 요원을 현재의 3배 수준인 6000명으로 늘리겠다는 미국의 계획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헤이글 장관은 미국이 먼저 중국에 사이버공격 관련 정보를 브리핑한 만큼 중국도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관련 정보를 설명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