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어제 국회에서 “규제 완화는 의료와 금융 교육 환경 등 공적 이익의 사유화로 미래 세대를 희생시키는 세대 약탈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박정희 정부 때인 1970년 서울 평화시장에서 노동권 보장을 외치며 분신자살한 전태일의 여동생이다. 규제 완화가 세대 약탈이라는 논리는 1970년대 노동운동 논리에 갇혀 있는 듯하다.
전 의원은 의원입법으로 규제가 양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적을 ‘삼권분립을 부정하는 독재적 발상’이라며 그 배후로 기업들의 이익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를 꼽았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도 “박근혜 정부가 강행하는 규제 완화의 핵심은 재벌 대기업의 민원 해소”라고 비난했다. 규제 철폐를 ‘재벌에 퍼주는 일’쯤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답변대로 규제 완화는 어떤 한 대기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일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초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와 서비스 산업에서의 진입 규제 폐지, 민영화 등 구조개혁을 못하면 2025년 잠재성장률이 2%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금융위기 이후인 2011∼2012년 3.25∼3.50%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IMF는 한국의 철도, 전문 비즈니스 서비스, 금융, 통신 등 서비스 분야의 규제가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다며 “진입 규제를 풀어 경쟁을 강화해야 생산성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