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무인기 사태 뒷북대응 일관… 확고한 안보 전제로 한 통일론 휘청 朴대통령 “방공망 체계 문제 있다”
金국방, 전군지휘관회의 긴급소집 김관진 국방부 장관(가운데)이 7일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 작전회의실에서 긴급 소집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 장관은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은밀한 침투와 테러 목적의 공격으로 발전될 수 있다”며 다양한 군사적 위협에 대한 완벽한 작전태세를 주문했다. 국방부 제공
국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북한과의 전면적 교류 확대를 담은 ‘드레스덴 통일 구상’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확고한 안보 태세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현 상황은 그 밑동이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올해 초 화두로 던진 ‘통일대박론’에 전 부처가 매달리면서 남북 간 비대칭 전력이 초래한 ‘안보 구멍’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 집권 2년 차 국정 지지율이 60%가 넘는 고공행진을 벌인 것도 확고한 안보태세 확보에 대한 믿음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고 정찰을 강화하는 것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며 “하루빨리 대비책을 강구해 주요 시설의 경계 강화와 안보태세 유지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어떤 도발도 즉각 차단하고 격퇴할 수 있는 대비책을 강구하라”며 직접 ‘군기 잡기’에 나섰다. 5·24 대북제재조치 해제는 없을 것이라는 통일부의 발표도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보 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이 54.4%로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35.5%)보다 크게 높았다. 여야도 모처럼 안보 강화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7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소집해 “북한제로 추정되는 소형 무인기는 새로운 위협이며 단기 및 중기적으로 이에 대한 방공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은 없었다. 새로운 탐지 장비를 확보할 때까지 현재 보유한 전력으로 무인기 대비 태세를 갖추라는 김 장관의 주문도 우리 군의 소형 무인기 대응에 대한 현실적 한계만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egija@donga.com·정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