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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없지만 아름다운 꽃… 조선 궁중채화展

입력 | 2014-04-08 03:00:00

기능보유자 황수로씨 제작
순조 생일잔치 꽃장식 재현




궁중채화로 연꽃과 모란꽃을 배치한 조선 왕실 의례용 지당판(池塘板). 이름 그대로 연못처럼 꾸민 장식물로 잔치 때 그 주변에서 궁중무용을 선보인다.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조선 왕실 연희나 의례를 장식하는 가화(假花·조화)인 ‘궁중채화(宮中綵花)’를 당시 모습으로 되살린 특별전 ‘아름다운 궁중채화’가 열린다.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이귀영)은 8일부터 서울 종로구 효자로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124호 궁중채화 기능보유자인 황수로 수로문화재단 이사장이 제작한 꽃 장식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순조(1790∼1834)가 즉위 30년과 40세 생신을 맞은 1829년 음력 2월에 효명세자(孝明世子·뒷날 익종 추존)가 창경궁에서 올린 잔치인 ‘기축년 진찬(進饌)’을 재현했다.

궁중채화는 주로 비단이나 모시를 이용해 꽃과 곤충을 사실적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예외적으로 여름철엔 빙화(氷花)로 제작하거나 때로 종이를 이용했단 기록도 있다. 이 가운데 윤회매(輪廻梅)는 밀랍 촛농으로 매화 꽃잎을 만들었는데, 왕실은 물론이고 문인사회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 관장은 “궁중채화는 황 이사장이 보유한 가지 하나밖에 전해지지 않아 왕실 기록이나 사료를 바탕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엔 프랑스 전통기법으로 꽃 장식을 만드는 장식예술가 브뤼노 르주롱의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다음 달 25일까지. 무료. 02-3701-7500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