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지 사업 진행 순조
11일 충북 진천군 백곡면 양백리에 문을 여는 순교박해박물관 전경. 2012년 4월 최양업 신부 기념관이 개관한 데 이어 이번에 순교박물관이 완공되면서 배티 성지를 세계적인 성지 순례지로 만드는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진천군 제공
6일 진천군에 따르면 11일 이곳에서 ‘순교박해박물관’ 개관식이 열린다. 2012년 10월 착공한 이 박물관은 지상 2층(연면적 1353m²) 규모로, 모두 7개의 전시실로 꾸며졌다. 최양업(세례명 토마스·1821∼1861) 신부의 일대기와 조선시대 순교 영상물, 최 신부가 지은 교리서, 조선 말 천주가사 한글본 등 가톨릭 관련 자료가 전시된다. 건물은 최 신부가 마카오에서 유학할 당시 살던 기숙사의 원형에 가깝게 지어졌다. 개관식과 함께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 기념 전시회가 열린다.
이 박물관은 배티 성지의 성지 순례지 사업 가운데 하나. 충북도와 진천군, 천주교 유지재단 등은 2016년까지 100억 원을 들여 배티 성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념시설 등을 만들고 있다. 앞으로 박물관 주변에 야외미사와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주제공원이 들어서고, 교우촌을 연결했던 산길은 순례길(7.5km)로 만들어진다. 순례길은 진천의 걷기 길인 ‘생거진천 둘레길’과 연결하고 인근 사찰과도 이어 종교화합을 상징하는 코스로 조성할 계획이다.
배티 성지는 신유박해(1801년)와 병인박해(1866년) 등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 때 교인들이 피신해 숨어살던 곳. 마을 어귀에 배나무가 많아 ‘배티’로 불린다. 1830년대부터 교우촌이 형성됐으며 우리나라 최초 신학교인 ‘조선교구신학교’가 세워졌다. 28기의 무명 순교자의 묘지도 흩어져 있다. 1978년 순교자묘가 단장됐고, 1997년에는 최 신부 기념 성당이 지어졌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