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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강진 ‘맛의 1번지’로 거듭난다

입력 | 2014-04-09 03:00:00

스토리 담긴 한정식-향토음식 ‘회춘탕’ 브랜드화




17일부터 19일까지 전남 강진군 병영면에서 열리는 ‘제17회 전라병영성축제’에서 선보일 돼지불고기를 조선병사 복장을 한 행사 관계자들이 굽고 있다. 강진군 제공

전남에서는 맛을 두고 ‘동(東) 순천, 서(西) 강진’이라는 말이 있다. 강진은 바다와 탐진강을 끼고 있고 농토가 넓어 예부터 물산이 풍부했다. 부자가 많아 요리가 발달했고 물과 공기가 깨끗해 농수축산물의 질이 좋았다. 강진에 반듯한 한정식집이 많은 이유다.

‘남도 답사 1번지’로 불리는 강진군이 ‘맛의 1번지’를 선언했다. 스토리가 있는 메뉴를 개발하고 축제와 연계한 음식을 선보이는 등 음식을 주요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강진군은 17일 개막하는 ‘전라병영성축제’에서 스토리가 담긴 밥상을 선보인다. 전라병영성은 조선시대 500년간 전라도와 제주도를 총괄한 육군본부 격. 1997년 국가사적지(제397호)로 승격된 것을 기념하는 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다. 축제장에서는 고을 사또가 먹었던 돼지불고기를 맛볼 수 있다. 병사들이 직접 구워서 내놓는 돼지불고기구이는 강진 한정식의 대표 메뉴. 군은 ‘시(詩)문학의 고장’이라는 이미지를 한정식에 접목해 ‘시화(詩畵)가 있는 음식점’ 사업을 진행한다.

먹으면 봄이 오듯 젊어진다는 뜻의 ‘회춘탕(回春湯)’을 전주비빔밥이나 나주곰탕 같은 지역 대표 향토음식으로 키우기로 했다. 회춘탕은 마량항 일대 횟집에서 시작해 현재는 강진읍 식당들까지 앞다퉈 파는 별미 음식. 엄나무 당귀 가시오가피 칡 무 다시마 등을 넣어 끓인 물로 토종닭을 삶은 다음 문어를 넣고 다시 전복 수삼 밤 대추 등과 함께 끓여 내놓는 요리다. 군은 기존 5∼6인용 조리법을 1인용, 4인용 뚝배기로 규격화하고 경제성과 맛, 고객 선호도를 파악하기 위해 품평회와 시연회를 열어 호평을 받았다.

맞춤형 밥 짓기 컨설팅 등 ‘음식 맛 업그레이드’ 시범사업도 벌인다. 업소를 대상으로 1시간 이내에 도정한 쌀로, 30분간 불려 30분 안에 밥을 짓는 ‘1·3·3 밥 짓기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음식문화대학 운영도 전국적으로 매우 드문 사례다. 지난해 30주 동안 매주 두 시간씩 음식 관련 대학 교수와 유명 음식점 주인 등을 초빙해 지역 식당 주인 40명에게 음식 맛내기와 반찬 개발, 상차림, 고객 접대 방법 등을 가르쳤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