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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조원 무슬림시장 잡자” 국내업계 할랄인증 붐

입력 | 2014-04-09 03:00:00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한 약국에서 이 지역 소비자가 KGC인삼공사의 홍삼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KGC인삼공사 제공

KGC인삼공사는 정관장 뿌리삼과 홍삼농축액 등 3개 품목이 한국이슬람교중앙회로부터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고 8일 밝혔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 도살, 가공돼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말한다.

일부 홍삼 제품의 제조 과정에서 이슬람 율법이 금지하는 알코올을 이용하기 때문에 할랄 인증을 받아야 중동·동남아시아 등 이슬람 문화권에 수출할 수 있다. 김영일 인삼공사 과장(중동수출담당)은 “이슬람권에서 홍삼은 동양의 신비한 묘약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번 인증으로 이슬람 지역 수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할랄 인증이 이슬람권 국가 수출을 위한 필수 코스가 되면서 국내 식품업체 중심으로 까다로운 이 인증을 받으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중동·동남아 등의 무슬림은 16억 명, 할랄 시장은 2000조 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풀무원은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정부 인증기관(JAKIM)으로부터 라면 ‘자연은 맛있다’의 할랄 인증을 받았다. 이에 앞서 CJ제일제당(김치·햇반·김 등), 크라운해태제과(죠리퐁 등) 등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의 기관으로부터 일부 제품의 할랄 인증을 받으며 동남아 수출 길을 열었다.

하지만 몇 군데서 할랄 인증을 받았다고 이슬람권에서 모두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인증기관이 200곳이 넘고 각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관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이 분야를 더 연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할랄수출수입무역협회 관계자는 “1990년대 초부터 할랄 제품 개발에 뛰어든 다국적기업에 비하면 국내 업체는 후발 주자”라며 “현재 할랄 인증을 진행 중인 대기업도 많고 화장품·의약품에 대한 할랄 문의가 끊이지 않지만 아직 이해도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 할랄 ::

아랍어로 ‘허락된 것’이라는 뜻으로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통틀어 말한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된 고기, 알코올을 이용하지 않은 가공식품, 콜라겐 등 동물성 성분을 배제한 화장품, 생물체의 무늬가 들어가지 않은 의류 등이 할랄 제품이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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