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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커토픽] 박은선 대표팀 선발 ‘중국 눈치 보지 마’

입력 | 2014-04-09 06:40:00

박은선은 자타공인 한국여자축구의 에이스다. 대표팀에 뽑지 않을 명분이 없다. 변수는 이번 아시안컵 상대국들의 반응이다. “박은선이 한국대표팀에 합류하면 AFC에 성별 검사를 의뢰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던 중국 등이 딴죽을 걸 가능성이 있다. 스포츠동아DB


■ 박은선 성정체성 논란 일단락…국가대표 복귀는 어떻게?

월드컵 출전권 걸린 아시안컵 내달 개막
박은선, 벌써 WK리그 4골…자격 충분

2010년 대회땐 중국 의식해 오해 키워
이번 대회서도 같은 조…“규정 검토 중”

여자축구선수 박은선(28·서울시청)의 성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이 마지막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여자대표팀 복귀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5월 14일 개막하는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아시안컵(베트남)에 나설 여자대표팀의 최종 엔트리를 추리기에 앞서 50인 예비 엔트리에 박은선을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이 출격할 아시안컵은 굉장히 중요하다. 무엇보다 내년 캐나다에서 열릴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출전권이 걸려있다.

‘여자아시안컵은 대회 개막 25일 전 대표팀을 소집할 수 있다’는 축구협회의 각급 대표팀 운영규정에 따라 윤 감독은 22일 파주NFC에 태극낭자들을 불러들여야 한다. 따라서 이달 중순까지는 박은선의 최종 엔트리 선발 여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오랫동안 박은선을 지도해온 서울시청 서정호 감독은 “(박)은선이를 여자대표팀에 뽑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견해를 축구협회에 전달했다. 컨디션도 좋아졌고,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싶다는 본인의 의지도 강하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가 8일 단독 입수한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에는 ‘사건에 연루된 WK리그 감독들의 인권위 주관 특별인권교육 수강’과 ‘대한축구협회장이 이들에게 징계 조치를 취할 것’ 등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논란으로 박은선은 큰 상처를 입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공식 발표가 나오고(2월), 결정문이 발송(3월)되기까지 6개월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올해 초 스포츠동아와 만났을 때도 잔부상과 우울증으로 인해 제대로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기회가 되면 여자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으로 맞은 WK리그 정규리그. 모든 것은 기우였다. 올 시즌 개막 후 4골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평균 1골 이상이다. 22골(정규리그·플레이오프·챔피언전 포함)을 뽑은 지난해보다 페이스가 좋다. 다른 기준이 개입되지 않는다면 실력에선 박은선을 따를 선수가 국내에는 없다. 대표팀에 뽑지 않을 명분이 없다.

다만 걸림돌은 있다. ‘박은선 사태’에 해외 언론이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만큼 이번 아시안컵 상대국들이 딴죽을 걸 가능성이 있다. 2010년 여자아시안컵에 앞서 개최국 중국은 “박은선이 한국대표팀에 합류하면 AFC에 성별 검사를 의뢰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고, 당시 축구협회는 중국의 바람대로 박은선을 제외해 오해를 키웠다. 올해 대회에서 한국은 중국, 미얀마, 태국과 예선 B조에 편성됐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국제스포츠계의 (성별 관련) 규정 전체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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